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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600에 65세 정년" 55세 조기 퇴직자가 만족한 직장

2026.06.01 21:56

[퇴직 후 새 인생 개척 소시민 이야기] 한국마사회 서울경마장 보안직 김성용 씨
◈ 2023년 9월 말 ○○시 공무원 조기 퇴직(55세)
◈ 2024년 1월 1일 한국마사회 시설관리 주식회사 서울경마장 보안직 입사

현재 국내 보안직 종사자 10명 중 7명은 50대 이상이다. 아파트나 빌딩 등 일자리는 많지만, 대개 급여가 높으면 잡무도 늘어난다. 하지만 과천 서울경마장 보안직은 다르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30년 공직생활을 접고 55세에 조기 퇴직한 김성용(58) 씨다. 퇴직 후 밀려온 허전함을 견디지 못하고 3개월 만에 인생 2막을 시작한 그. 다른 보안직에 비해 그가 선택한 서울 경마장 보안직은 무엇이 달랐을까? 그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가장 일이 많은 안내소 앞에서 관람객들을 통제하고 있는 김성용 씨 이 안내소가 고객들 출입이 많고, 차량도 통제해야 하는 곳이라 제일 바쁘다.
ⓒ 김부규

- 언제쯤 '조기퇴직'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셨나요? 그때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으며, 당시의 심정은 어땠는지? 또 퇴직 후 처음 맞이한 '빈 시간'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현직에 있을 때 제 옆에 있던 동료 직원이 조기 퇴직하겠다는 거예요. 명예퇴직을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저도 아이들 교육이 끝난 상태에서 지금 퇴직하면 연금은 바로 나오는지 명예퇴직금은 얼마인지 계산하니까 계속 근무할 때보다 월 150만 원 정도 덜 받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30년 공직을 마무리하기 위해 과감히 명예퇴직을 결정하였죠. 공직에서 벗어나니까 처음에는 되게 좋았어요. 마음은 편하지만 퇴직하기에는 아직 젊다는 생각에 조금은 허전하더라고요. 준비되지 않은 조기퇴직으로 하루하루가 점점 따분해지는 거예요."

- 68년생으로서 50대 중후반에 새로운 직장을 구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인생 2막'이라는 표현이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조기 퇴직하고 걱정이 되긴 했지만, 장기 재직 휴가까지 포함하여 6개월 쉰 다음에 바로 취업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쉬는 동안 점점 무기력해지던 차에 취업의 길로 들어서게 되어 지금 출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경제적으로도 그만큼 여유가 생긴 거니까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더라고요."

- 많은 직장인이 조기퇴직 후 '무엇을 할까?' 막막해하는데, 선생님은 어떤 계기나 정보로 경마장 보안직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다시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후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워크넷 사이트(워크넷 서비스 종료. '고용24'로 통합)에서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채용기관은 한국마사회 자회사인 한국마사회 시설관리(주)예요. 전에는 용역회사였는데 2020년 1월에 정식으로 자회사가 되었고, 근무 분야는 보안, 미화, 기계, 전기, 조경, 안전 등 다양해요. 현재 보안 및 미화직은 정년이 65세이며 나머지 직군은 60세입니다. 정년을 마친 뒤에도 촉탁으로 1년 더 근무할 수 있으며 수시로도 모집하지만 많지는 않고, 11월 중순 이후 채용공고는 연말 퇴직자가 많으니까 충원도 많은 편이에요. 참고로 여기 근무하는 직원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조기 퇴직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대다수가 정년 및 촉탁(1년 연장 계약)까지 근무하고 있어요."

- 공무원에서 3조 2교대 민간 보안직으로, 완전히 다른 환경으로 옮기신 소감이 어떤가요? 처음엔 적응이 힘들지 않으셨는지요?

"공직 정년퇴직을 5년 앞둔 상황에서 조기 퇴직하긴 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직장, 새로운 분위기에 젖어 드니까 여기도 나름 괜찮아요. 제가 여기 지원했을 때 보안직을 8명 뽑았고, 40여 명 지원한 걸로 알고 있어요.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이 있고, 특별히 필수 자격증이나 경력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일반경비원 신임교육 이수증을 필수로 제출해야 하고, 우대사항으로는 경비지도사 자격증 소지자, 국민체력 100 3등급 이상(유효기간 3년 이내)이 있어요.

보안직 업무인 주야비(주간-야간-비번[휴식]) 교대 근무가 처음이신 분들은 적응할 때 조금 힘들 수도 있어요. 특히 야간 근무(18시 출근, 익일 08시 퇴근, 14시간)하고 나면 많이 피곤하잖아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데 한 달 정도 지나면 적응이 될 테니까 나름 괜찮아요."

▲ 경기도 과천시 서울경마장 (왼쪽 위) 경마장 전체 전경, (오른쪽 위) 예시장[豫示場, 경마 전 경주마를 미리 보여 주는 곳], (왼쪽 아래) 경마 전 관람객 이벤트, (오른쪽 아래) 경마대회
ⓒ 김부규

- 보안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50대 후반에 출근할 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아울러 근무하면서 직장 동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고, 무엇보다 금전적으로 가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테니까 그 정도에 만족해요."

- 경마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일하시면서 '이런 점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구나' 싶은 독특한 일화나 재미있는 일이 있으신가요?

"보안직 업무 특성상 말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요. 말은 몸의 굴곡선이 정말로 멋진 동물이에요. 가녀린 다리로 기수를 태우고 질주하는 모습은 경외감이 들 정도죠. 한번은 말 관리사가 놓친 말이 내 앞으로 오는 일이 있었어요.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이에요. 직장 선배한테 들은 대로 양팔을 옆으로 쭉 벌리면 말은 평상시 사람보다 크게 보이나 봐요. 되돌아가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신기했어요."

- 경마장은 열기와 환희, 때로는 상실감이 교차하는 역동적인 공간입니다. 서울경마장 보안직의 일과는 대략 어떤가요? 특히 경마일(금요일~일요일)에 혼잡 예방 업무가 가장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긴장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우리가 근무하는 초소가 10개 이상 있는데 초소마다 상황이 다르고, 하는 일도 달라요. 근무지에 따라서 1명에서 3명까지 배치되며 정기적으로 돌아가면서 근무하는 순환 구조예요. 크게 긴장되는 업무는 아니고, 짜인 매뉴얼대로 근무하면 돼요.

우리는 초소를 비울 수 없는 보안직이므로 3개반이 주 · 야 · 비 교대근무 체계로 365일 계속 돌아가요. '주간'은 아침 8시 출근, 저녁 6시 퇴근해서 10시간 근무, '야간'은 저녁 6시 출근, 익일 아침 8시 퇴근해서 14시간 근무하고 퇴근하는 날이 비번으로 쉬는 거예요.

▲ 금동천마상 앞에서 차를 통제하고 있는 김성용 씨 한국마사회 시설관리 보안직은 근무여건이나 급여면에서 다른 보안직에 비해 좋은 편이라고 한다.
ⓒ 김부규

보안은 감단직이에요. 감시 단속하는 사람들이죠. 근무 시간에 CCTV를 포함한 무인경비 장치의 작동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본사나 지사의 방문객 및 차량 통제, 경마일 고객 통제 및 경마 운영 보조 등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경마일에는 긴장 수위가 높아지지만, 현재까지는 큰 사건 없이 원만하게 근무했어요."

- 비슷한 또래 공무원 조기 퇴직자나 일반 직장인들에게 "경마장 보안직 같은 일도 나쁘지 않다"라고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보안직이 모든 직업들 중에서 좋다고 할 수는 없어요. 주 · 야 · 비 근무구조에서 3일에 한 번 집에 못 들어가잖아요. 그러나 보안직군 중에서는 여기가 괜찮아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봉급은 서울경마장 보안직의 경우 월 실수령액이 280만 원 정도이고, 성과급, 명절상여금, 복지포인트까지 따로 지급하는데, 보안직 중 많은 곳이 지급하지 않거든요. 휴가는 첫해에는 한 달에 1개씩 11개이며, 2년 차에는 15개이고, 이후 매 2년에 한 개씩 늘어나요. 특별휴가인 경조사 휴가도 공무원이랑 거의 비슷하고, 또 연가가 남으면 연말에 연가보상금으로 나와요. 아울러 퇴직금도 1년에 30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직장인들이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식사와 관련해서도 자체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식사의 질은 제가 다녔던 시청 구내식당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가격은 5천 원 이내로 저렴한 편입니다."

- 같은 세대나 후배들에게 '퇴직 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데 있어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죠. 일단 돈보다 중요하잖아요. 짧은 인생 즐기고 살려면 철저히 건강 관리하셔야 합니다. 두 번째가 금전이죠. 인생 2막을 특별한 소일거리 없이 무의미하게 보내느니 뭐라도 해서 가계에 보탬이 되고, 여유있게 살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라는 겁니다. 여전히 팔팔한 청춘인데 나갈 때가 있다는 것, 그리고 거기서 많든 적든 소득이 생긴다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인지 몰라요. 꼭 금전적으로 소득이 있는 직업이 아니더라도 퇴직 전에 미리 잘 준비하시면 즐거운 인생 2막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현재까지 총 70화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전 인터뷰 기사가 궁금하시면 책 <퇴직 후 나는 다른 일을 한다>(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2999879)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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