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팡'은 실패했는데…'탈벅'은 성공할까
2026.06.02 16:34
연초 쿠팡 탈퇴 인증하던 '탈팡' 현상과 비슷
다만 쿠팡은 2달 만에 평소 이용자 수로 회귀
탈벅 시작됐나?
스타벅스는 지난 1일부터 선불충전금 카드 잔액 환불을 시작했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환불을 위해 매장에 줄을 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실물 카드가 아닌, 스타벅스 앱에 등록된 카드의 경우 앱에서 바로 환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SNS에서는 충전금을 환불받았다는 '인증'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환불 신청 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타벅스의 카드 선불 충전금 규모는 40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10%만 환불을 받더라도 400억원이다. 더군다나 스타벅스는 지난달 말부터 매장 내에서 신규 실물 카드 판매를 중단했다. '카드깡' 우려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그만큼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기프티콘 환불 인증 역시 이어지고 있다. 기프티콘의 경우 선불 카드처럼 곧바로 환불이 불가능해 텀블러 등의 굿즈를 구매한 뒤 환불하는 방식을 택하거나, 가장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고 잔액을 앱 카드에 넣은 뒤 환불받는 등의 방식을 공유하는 상황이다.
스타벅스를 찾는 발길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점심시간이면 주문이 어려울 정도로 고객이 몰렸던 주요 상권의 스타벅스 매장들도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탈벅'이 SNS와 온라인 상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닌, 실제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논란 직후인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스타벅스의 카드 결제 추정액은 전주 대비 26.3% 감소한 236억9000만원에 그쳤다. 주간 결제액이 80억원 넘게 줄었다. 정용진 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논란이 그치지 않은 만큼 매출 감소 추세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탈팡과 다를까
일각에서는 이번 스타벅스 불매·탈퇴를 지난해 말의 '탈팡' 이슈와 견주어 보기도 한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적지 않은 유료 멤버십 가입자들이 잇따라 탈퇴하는 '탈팡'을 겪었다. 쿠팡의 지난 1분기 활성 고객 수는 전분기 대비 70만명 감소한 2390만명이었다. 앞선 4분기에도 10만명이 감소했다. 쿠팡의 활성 고객 수가 2분기 연속 감소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쿠팡은 빠르게 '탈팡' 충격에서 회복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8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탈팡'했던 고객들이 다른 플랫폼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다.
실제로 쿠팡이 탈팡 이슈에 고생하던 동안 반사이익을 본 이커머스는 네이버쇼핑과 컬리 정도였다. '탈팡족 끌어들이기'에 나섰던 SSG닷컴이나 11번가, 롯데온, G마켓 등은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이들을 쿠팡의 대체재로 보지 않았다는 의미다.
스타벅스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은 다른 브랜드가 흉내내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특히 저가커피 브랜드들의 경우 '저렴한 커피' 외 매장 공간 활용이라는 점에서 대체재가 되기 어렵다. 대형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들 역시 스타벅스의 매장 관리 노하우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그간 지켜왔던 프리미엄 이미지 등 무형의 가치가 많이 훼손된 상황"이라며 "커피 맛이 됐든 공간의 편안함이 됐든 추상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아닌, 실질적인 경쟁력을 보여줘야 소비자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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