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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수 매각’ KDB생명, 이번엔 흥행 조짐…생보 빅3 참전

2026.06.02 15:38

[사진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12년째 새 주인을 찾지 못한 KDB생명 매각전에 생명보험업계 ‘빅3’가 모두 뛰어들었다. 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 예별손해보험 등 보험사 매물이 동시에 시장에 나오면서 보험업계 인수합병(M&A) 판이 커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마감된 KDB생명 예비입찰에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이 나란히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태광그룹 흥국생명의 2파전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은 빗나갔다.

KDB생명의 매각 도전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2014년 첫 매각 시도 이후 사모펀드의 대주주 변경 승인 무산, 대형 금융그룹의 실사 후 철회 등이 반복되며 매각 작업은 번번이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생보업계 빅3가 모두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인수전 흥행 기대가 커졌다. 대형 보험사들이 KDB생명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생명보험업의 높은 진입장벽과 제도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시장 포화와 건전성 등을 이유로 생명보험업 신규 인가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엄격한 자본금 요건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으로 신규 전업 생보사 인가 사례가 드문 만큼, 기존 라이선스를 보유한 보험사 인수는 시장 진입과 외형 확대를 위한 현실적 선택지로 꼽힌다. 대주주 변동이 드물고 매물 자체가 제한적인 생보업 특성상 KDB생명의 희소성이 부각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의 중요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KDB생명의 CSM은 지난해 말 기준 7730억원으로 전년 8650억원보다 줄었다.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둔화로 신계약 효과가 2338억원에 그쳤고, 금융당국의 연말 결산 기준을 반영하고 계리 가정을 변경하면서 255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일정 규모의 기존 계약 포트폴리오와 수익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유기적 성장만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계약 기반을 인수로 단기간에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매도자 측이 제시한 구조도 원매자 부담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KDB생명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은 소수주주 지분까지 포함한 지분 전량 99.66%를 일괄 매각하는 구조를 택했다. 매각 전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난해 말 515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추가 자본 확충 여지가 생기면서 원매자의 초기 부담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KDB생명은 오는 8월 본입찰을 목표로 숏리스트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인수 주체에 따라 보험업계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가 KDB생명을 인수하면 상위권 보험사 중심의 시장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다.

반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에 성공하면 증권 중심 금융그룹의 보험업 확대라는 새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태광그룹 흥국생명이 추가 매물을 확보할 경우 중견 보험그룹 중심의 재편도 예상된다.

보험사 매각은 KDB생명에 그치지 않는다.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계획 조건부 승인을 받으며 매각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를 삼정KPMG로 교체하고 희망 매각가를 기존 2조원대에서 1조원대 초중반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별손해보험도 1차 유찰 이후 재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는 6월 30일 최종 인수제안서 접수를 앞두고 있다. KDB생명과 롯데손보, 예별손보가 동시에 시장에 나오면서 보험업계 M&A가 개별 거래를 넘어 업계 재편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권의 성장 둔화와 자본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M&A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개별 딜 결과에 따라 시장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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