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운송노조 총파업 초읽기…업계, 통합교섭 요구에 '난색'
2026.06.02 10:47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한국노총 산하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이 수도권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레미콘 제조사들이 노조의 통합교섭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제조사들은 수도권 단일 교섭 체계가 운송비 인상 요구를 넘어 노조의 협상력을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건설사와의 거래·협상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통합교섭 여부를 두고 전운련과 레미콘 제조사들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29일 전운련이 내달 8일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았다. 그동안 수도권 레미콘 운송비 단가 협상은 12개 권역에서 각각 진행됐다. 전운련은 교섭력을 강화하기 위해 레미콘 제조사들에 수도권 통합 협상을 제안했다.
| [안양=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22년 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2022.07.01 pangbin@newspim.com |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은 레미콘 운송사업자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올해 3월 고용노동부는 2021년 전운련이 접수한 '전국 단위 노조 설립 필증' 발급을 승인했다. 전운련은 이를 두고 노조가 법적으로 전국 단위의 합법 노조 지위를 얻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전운련은 단체 협상을 통해 올해 대전지역 협상 결과(운송비 5.9% 인상)과 동일 수준 혹은 그 이상을 요구할 전망이다.
전운련 관계자는 "운송비 인상보다도 수도권 통합 협상을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레미콘 제조사들은 대한건설협회 산하 건설자재직협의회와 레미콘 납품단가를 협상할 때는 수도권 전체를 대상으로 단일 협상을 진행하면서, 운송사업자들에게만 권역별 개별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행정법원 1심 판결과 노동조합법 취지에 비춰볼 때 수도권 단위의 통합교섭이 이뤄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운송비 인상 요구 자체도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수도권 통합 협상 요구에 대해서는 더욱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 제조사 측은 서울행정법원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들이 단체교섭의 형태를 띠는 단체협상에 응하는 경우 노조 지위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 제조사들은 이는 행정소송 항소심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판단한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노조 지위 인정 시 '레미콘 운송노조↔레미콘 제조사↔건설사'의 협상 구조에 변화가 생길 것을 우려한다. 제조사는 운송노조와 레미콘 운반비를, 건설사와 레미콘 단가를 협상하는 주체다. 그러나 전운련이 정식 노조로 인정될 시 제조사를 거치지 않고 건설사에 직접 운송비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 적용에 따라 레미콘 발주 주체인 건설사가 노조의 실질적인 원청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레미콘 제조사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현장과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현장에서 운송사업자가 건설사와 직접 운송비를 협상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건설사 대상 직접 교섭이 확대될 경우 과도한 운반비 인상 요구, 건설원가 상승, 분양가 인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레미콘 제조사들은 운송비 결정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결정된 운송비를 반영해 건설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이라며 "건설경기 침체로 레미콘 출하량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준 이하로 급감한 상황에서 제조사들의 타격이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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