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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이 살아야 지방이 산다]④지자체장 발로 뛰자…2년새 공항 영업익 두배로

2026.06.02 11:25

도쿠시마현, 지역소멸 위기 공항에서 해법
관광지와 연결 '버스패스' 도입
기념품 매장에서 현지특산물 구입
벽면엔 대형 애니메이션 포스터
日 지방공항 활성화 사례 언급
지난달 18일 오전 일본 시코쿠 동부의 관문인 도쿠시마 아와오도리 공항. 출발 게이트 인근 좌석에는 정장 차림의 승객들이 적지 않았다. 일부는 노트북을 펼쳐 놓고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여행객들이 기념품 매장을 둘러보며 지역 특산품을 고르고 있었다. 한국의 지방공항에서 흔히 떠올리는 평일 오전의 한산한 풍경과는 다소 달랐다.



도쿠시마현은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인구 감소 지역이다. 현 전체 인구는 약 67만명. 한국의 중소도시 규모에 불과하다. 공항 역시 크지 않다. 여객 이용시설 면적은 8524㎡로 축구장 1.2개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이 작은 공항은 최근 일본 지방공항 활성화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비결은 공항 자체에 있지 않았다. 공항을 지역경제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지방정부의 전략에 있었다.

도쿠시마현은 일찌감치 지역 소멸 위기를 공항 문제와 연결해 바라봤다. 외부 인구가 들어오지 않으면 소비와 투자, 일자리도 늘어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현은 국제선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도쿠시마현 지사는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해 항공사를 찾아다닌 일화로 유명하다. 지방정부 수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설 정도로 절박했던 것이다.

도쿠시마 공항 안내데스크에 비치돼 있는 관광 안내책자(왼쪽)와 버스패스 모습. 도쿠시마(일본)=이승진 기자


그 결과 도쿠시마 공항은 한국 노선을 확보하며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 기반을 마련했다. 공항 운영사인 도쿠시마 공항빌딩에 따르면 연간 이용객 수는 2022년도(2022년 4월~2023년 3월) 83만9553명에서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107만2241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785만엔에서 1억1339만엔으로 늘었다.

도쿠시마현의 노력은 국제선 유치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방공항의 가장 큰 약점인 '공항 이후의 이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예산을 투입했다. 아무리 항공편이 늘어나도 관광객이 시내와 관광지로 이동하기 어렵다면 다시 찾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현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현내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패스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이스타항공 이용객에게는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공항에서 만난 한국인 관광객은 "이틀 동안 여섯 번 정도 버스를 탔는데 렌터카를 빌렸거나 택시를 이용했다면 상당한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며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고, 일본 시골에서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 자체가 여행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18일 도쿠시마 공항 출국장 모습. 가판대가 지역 특산물로 빼곡히 차있다. 도쿠시마(일본)=이승진 기자


관광객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교통비 지원처럼 보이지만,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공항과 관광지를 하나의 동선으로 묶는 전략이다.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이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숙박과 식음료, 쇼핑 소비를 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공항 내부를 둘러보면 이런 전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도착층 기념품 매장에는 도쿠시마를 대표하는 특산품인 고구마 과자와 나루토 해협에서 생산된 수산물 가공품 등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었다. 여행객들은 비행기를 타기 전 마지막 순간까지 지역 상품을 접하고 구매할 수 있다.

문화 콘텐츠 활용도 눈에 띄었다. 수하물 수취대 벽면에는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길게 전시돼 있었고, 터미널 내부에는 대형 캐릭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도쿠시마현이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행사인 '마치 아소비' 개최지라는 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도쿠시마 공항 수하물 수취대 모습. 벽면에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길게 전시돼 있다. 도쿠시마(일본)=이승진 기자


여행객들은 짐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도쿠시마의 문화 콘텐츠를 접하게 된다. 공항을 단순한 통과 공간이 아니라 지역을 소개하는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공항 안내데스크엔 한국어로 작성된 다양한 종류의 관광 안내 책자가 비치돼 있었는데, 관광객에겐 큰 매력 요소였다.

최근 도쿠시마현은 관광객 유치와 함께 워케이션 수요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미야마초는 IT 기업 위성 오피스와 스타트업 유치 사례로 일본 전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가 확산하면서 자연환경이 뛰어난 지방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려는 수요가 늘어나자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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