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인천공항사장 "청와대 인사 개입 도 넘어... 차라리 해임하라"
2026.01.20 11:50
"실무자 괴롭히지 말고 나를 해임하라"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 주재 업무보고에서 공개적으로 질타를 당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0일 청와대의 인사 개입이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중추 시설인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대통령실(청와대)의 불법 인사 개입이 도를 넘었다"며 "매년 시행되는 정기 인사에 대한 불법 개입이 지난해 연말부터 심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1일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지난해 11월부터 '대통령실의 뜻'이라며 신임 기관장이 올 때까지 인사를 시행하지 말라는 국토교통부의 지속적 압력이 있었다"며 "제가 정기 인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뜻을 굽히지 않자 '3급 이하 하위직만 시행' 등 초법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인사 개입을 이어갔다"고 했다.
이 사장은 청와대의 인사 방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지난달 퇴임 후 쿠웨이트 해외 사업 법인장으로 부임했어야 할 부사장의 퇴임을 막아 현지 법인장의 복귀가 무산됐고 부사장은 퇴임식을 예고하고도 치르지 못했다"며 "또 신임 상임이사의 인사 검증 절차나 국토부와 이미 협의가 끝난 SPC(특수목적법인) 상임이사 선임마저 고의로 지연시켰다"고 했다.
정기 인사를 새 기관장 취임 후로 미루라는 통보도 받았다고 했다. 이 사장 "저의 임기는 6월 19일까지로 후임 사장이 인사권을 행사하려면 임원추천위원회 구성과 공모 등에 최소 3개월이 걸리고 업무 파악, 인사 준비에도 2, 3개월이 소요된다"며 "사실상 올해 모든 인사를 마비시켜 퇴진을 압박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를 공사에 전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국토부 관계자, 국토부를 통해 불법적 요구를 받는 공사 실무자들도 피해자"라며 "불법 부당한 지시로 실무자들을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사장인 저를 해임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국토부 산하 기관 업무 보고에서 이 사장에게 불법 외화 반출과 관련해 책갈피에 숨긴 달러 검색 여부를 물으며 전수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당시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해 질타를 당한 이 사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 등에서 "전수 조사는 실질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전수 조사를 하면 엄청난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장은 지난달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임기가 정해져 있는 자리"라며 "다른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생각 안 하고 있다"며 "임기제이기 때문에 딴 생각은 전혀 안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인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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