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전
왕란·특란 → 2XL·XL… 계란 사이즈, 옷처럼 고른다
2026.06.02 09:16
소비자 53%가 ‘왕·특·대’ 혼선
한눈에 크기 비교 가능하게 바꿔
축평원 선별 ‘등급계란’에 적용
‘1+’ 등 등급표시 함께 확인 추천
6개월 유예기간 두고 점진 시행
| ‘왕란’ ‘특란’과 같이 계란 크기에 대한 혼선을 줄 수 있는 분류 대신 앞으로 ‘2XL·XL·L·M·S’ 분류 체계가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지난달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다양한 종류의 계란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
“왕란, 특란? 어느 게 더 크고 좋은 계란인가요?”
각종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란’은 특별히 좋은 계란이라고 인식될 수 있지만 사실은 아니다. ‘특란’은 계란 크기를 분류한 중량규격 중 하나일 뿐이다. 그동안 축산법 시행규칙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계란의 크기는 ‘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 등으로 분류돼 계란 포장지에 표시됐으나 이러한 명칭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준다는 지적이 많았다.
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원장 박수진)에 따르면 이런 혼선이 줄어들 수 있도록 앞으로 시중 마트에서 알파벳으로 중량규격이 표시된 계란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계란 중량을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계란 중량규격 명칭 개선’을 추진한 결과다.
지난해 1078명이 참여한 행정안전부 ‘국민생각함’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0%가 ‘왕·특·대’ 계란의 크기 차이를 올바르게 구분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축평원은 제도 개선에 나서 해외사례와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법령을 개정했다. 계란 중량 구분을 국제 규격 표시를 참고한 ‘2XL·XL·L·M·S’ 체계로 새롭게 바꾼 것이다.
축평원 관계자는 “이번 명칭 개선과 관련해 소비자가 합리적인 구매를 위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있다”며 “새롭게 도입된 중량 표시는 축평원의 엄격한 기준을 거쳐 선별된 ‘등급 계란’에만 의무 적용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등급판정을 받지 않은 일반 계란은 포장지에 내용량(g)만 의무로 표시되고 중량규격 표시는 선택사항이다. 즉 일반 계란은 기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새 규격을 적용할 수도 있어 유통 시장에서는 당분간 두 표기가 공존하게 된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마트 매대에서 계란을 고를 때는 새로 바뀐 알파벳 규격(2XL∼S)으로 원하는 크기를 먼저 확인한 뒤, 정부가 품질을 인증한 ‘등급 표시’(1+, 1등급 등)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통업체의 포장재 변경 등 준비를 위해 정부는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제도를 점진적으로 안착시킬 계획이다.
이처럼 중량규격과 함께 ‘등급’까지 확인해 계란을 선택했을 때 소비자가 얻는 실질적인 이점은 ‘오래가는 신선함’에 있다. 현재는 계란 껍데기에 적힌 ‘산란일자’만 보고 계란을 고르는 소비자가 많다. 그러나 축산 전문가들은 단순히 언제 낳았는지를 넘어 ‘우리 집 냉장고에서 끝까지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축평원의 등급 계란은 외관·투광·할란 판정이라는 3단계의 정밀 검증을 통해 신선도에 영향을 주는 미세한 금(파각)이나 흰자의 탄력성 저하 등을 사전에 철저히 선별한 결과물이다.
이 밖에 등급계란과 사육환경번호(1∼4번)와의 차이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육환경번호가 ‘닭을 어떻게 키웠는가’라는 생산 방식을 보여준다면 계란의 등급은 계란 자체의 위생과 신선도라는 ‘품질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박수진 축평원장은 “이번 중량규격 명칭 변경은 공급자 중심이던 규격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개선한 것”이라며 “유통 현장의 혼선을 줄이면서 소비자들이 좋은 품질의 계란을 더욱 쉽고 직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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