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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육적 밥그릇 지키기[오후여담]

2026.06.02 10:58

최현미 논설위원


내국세의 20.79%라는 마법의 숫자가 있다. 매년 내국세 가운데 20.79%는 별도의 결정 없이 자동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으로 배분된다. 1972년 도입된 이 제도는 당시 한국 사회가 직면한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장치였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던 1970∼1980년대, 학령인구는 폭증했으나 교실과 교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학교를 짓고 또 지어도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웠다. 교부금 제도는 경제 성장에 연동해 교육 재원이 늘어나게 함으로써 최소한의 교육 기반을 유지하게 한 ‘안전판’이었다. 이 토대 위에서 의무교육이 확대됐고, 중학교 무상교육은 2004년 부터, 고등학교 무상교육은 2021년에 전면 시행에 이르렀다.

하지만 한국은 이제 전혀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 학령인구는 급감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2001년 810만8000명에서 올해 511만4000명으로 감소했다. 25년 사이 36.9%나 줄어든 것이다. 반면, 교육교부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올해에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이후 76조4000억 원 규모로, 2001년 13조 원과 비교하면 25년 사이 587.7% 급증했다. 그 결과,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2001년 약 160만 원에서 올해 1494만 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예산을 다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각종 행사·기념사업에 예산을 쏟아붓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16개 시도 교육감 후보들도 정당 공천도, 뚜렷한 정보도 없는 가운데 치러지는 ‘깜깜이 선거’에서 하나같이 교육교부금을 믿고 현금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학생 1인당 일정 금액 지급, 졸업 축하금 지급은 물론 지역화폐나 교육수당 형태의 지원까지 각종 금전 살포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현행 내국세 연동에서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연계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계의 반발은 거세다. 교육부도 재정 축소를 우려해 개편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7월 출범할 재정운영전략위원회가 교육교부금을 핵심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하니, 이번만큼은 이해관계의 벽을 넘어서는 가시적인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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