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전
"카드 200장, 환불" ·"투썸으로 갈아탔다"…스타벅스 환불 첫날, 4000억의 행방은
2026.06.02 10:27
[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3만원이 충전된 무기명 스타벅스 카드를 내밀고 환불을 요청했다. 카드 잔액은 1만4800원, 3만원짜리 충전금의 절반이 안 되는 49.33%를 사용한 상태였다.
예전 같았다면 환불 대상이 아니었다. 그동안 스타벅스는 최종 충전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한 경우에만 잔액 환불을 허용해 왔다.
이날은 달랐다. 직원은 카드 잔액을 확인한 뒤 곧바로 현금 1만5200원을 건넸다.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탱크 데이' 논란 이후 소비자 달래기에 나서면서 이날부터 14일까지 스타벅스카드 잔액을 사용 비율과 관계없이 전액 환불하기로 한 덕이었다.
매장은 평화로웠지만, 온라인은 뜨거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환불한 인증 사진이 올라왔다.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200여장의 카드를 매장에 가져왔다가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환불 업무가 추가된 매니저들의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투썸으로 갈아탔다"…환불 인증글 쏟아져
환불 첫날 매장 분위기는 예상보다 차분했다. 일부 고객들이 카드 잔액을 환불받기 위해 매장을 찾았지만, 사람이 몰리지는 않았다.
이날 찾은 중구의 매장 관계자는 "매장 손님이 많이 줄어든 탓에 환불 요청이 있을 경우 무리없이 진행했다"며 "다만 기존 업무에 카드 잔액을 조회하고 현금을 세서 지급하는 추가 업무가 생겨난 만큼 힘든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매장은 차분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환불 인증 사진을 올리며 뜨겁게 반응했다.
한 네티즌은 "아버지 스타벅스 카드를 자동 충전으로 설정한 상태였다. 최근 '탱크데이' 사태 후 투썸플레이스로 바꿔 달라고 하셔서 오늘 환불받고 옮겼다"는 글을 올렸다.
이밖에도 "생각보다 절차가 간단했다", "잔액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바로 환불됐다", "자동충전 해지부터 했다" 등의 후기를 공유했다.
서울의 한 매장에는 스타벅스 카드 200여장을 들고 온 고객이 환불을 요청했다가 발길을 돌린 일이 있었다.
현재 스타벅스는 앱에 등록하지 않은 무기명 실물카드에 한해 매장에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안정적인 매장 운영을 위해 한 번에 환불할 수 있는 한도는 카드 10장, 금액 기준은 10만원까지로 제한했다.
실제 200여장의 실물 카드를 가져온 매장에선 손님에게 한도 액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주문 대기줄이 길어지기도 했다.
환불 제도의 소소한 허점도 드러났다.
무기명 카드의 경우 하루 환불 액수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를 완벽하게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령 1만원권 무기명 카드 100장을 가졌다면 매장을 옮겨다니며 10만원 한도 내에서 환불받을 수 있다.
실제 파이낸셜뉴스가 위치한 곳에서 반경 1㎞ 안에 스타벅스 매장은 14곳이 있었다. 한 시간 정도만 투자해도 이론적으로는 매장을 옮겨 다니며 하루 만에 상당수 카드는 전액 환불 받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해 스타벅스 측은 이미 추가 보완책을 마련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오는 8일부터 매장 QR코드를 통해 무기명 카드를 본인 인증하면 기명카드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면 앱 등록 카드처럼 계좌로 직접 환불받을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환불 규모 최대 4000억원…신세계 부담 커지나
업계가 주목하는 건 환불 규모다.
스타벅스가 보유한 선불충전금은 미사용 쿠폰 등을 포함해 약 40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절반만 환불되더라도 2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환불 고객에게 현금 지급을 할 수 있도록 매장 크기, 방문 고객수에 비례해 평소보다 많은 시재금을 배치했다"고 설몋앴다.
시재금은 영업 과정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매장이 보유하는 현금을 의미한다.
이미 소비 감소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금액은 5월 18~24일 236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 321억6000만원보다 84억7000만원(26.3%) 감소한 수치다. 신규 앱 설치 건수도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프로모션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카드 환불까지 본격화되면서 스타벅스코리아와 모회사인 신세계그룹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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