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극장 6년 묶는다"…LG·넷플릭스 '거실 동맹'의 내막
2026.06.02 06:01
[서울=뉴시스] LG전자는 넷플릭스와 새로운 구독 결합 상품을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사진=LG전자 제공). 2026.06.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LG전자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새로운 구독 결합 상품인 '엘지넷플팩'을 선보였다고 1일 밝혔다. LG전자의 TV 구독 서비스와 넷플릭스 이용권을 하나로 합친 올인원 상품이다. 각각 따로 가입할 때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월 구독료는 고객이 선택하는 TV 모델에 따라 다르다. 구독 기간(3~6년)과 넷플릭스 요금제(스탠다드·프리미엄) 등 세부 조건에 따라 최종 금액이 책정된다. 이미 넷플릭스를 쓰고 있는 회원도 가입할 수 있다. 엘지넷플팩에 가입하면 다음 달부터 LG전자 가전구독 월 요금에 통합돼 한 번에 청구된다.
LG전자의 변신…하드웨어 제조사→구독 플랫폼 사업자
이번 협업은 LG전자의 체질 개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LG전자는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구독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글로벌 TV 시장은 살 사람은 다 산 성숙 단계다. 예전처럼 전 세계 판매량이 극적으로 늘어나기 힘든 구조다.
이 때문에 가전 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 광고 플랫폼이나 콘텐츠 서비스, 구독 모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TV를 팔 때 남는 마진보다 TV를 판매한 이후에 발생하는 지속적인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과거에는 TV를 한 번 판매하면 매출이 끝나고 다음 교체 주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반면 구독 모델은 다르다. 소비자의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낮춰준다. 대신 넷플릭스를 묶어 3~6년 동안 매달 꼬박꼬박 구독료를 받는다. LG전자 입장에서는 마르지 않는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보완하는 의미도 크다. LG전자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삼성 TV 플러스'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밀리는 편이다. 결국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을 키우는 동시에 넷플릭스 같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휴해 고객을 붙잡아두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료 스트리밍 TV는 광고를 보는 대신 가볍게 즐기는 옛날 콘텐츠 중심"이라고 짚었다. 이어 "구독료를 내는 넷플릭스의 독점 프리미엄 콘텐츠와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자체 무료 플랫폼과 유료 OTT 제휴를 동시에 가져가는 것이 LG전자의 핵심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지난 1월 7일(현지 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2026' LG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38대의 LG 올레드(OLED) 에보 AI W6 월페이퍼 TV로 구성된 대형 미디어 아트 ‘인 튠 모뉴먼트'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2026.01.08.
넷플릭스 "거실 점유율 아직 10% 미만…가입할 가구 줄 섰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LG전자와의 동맹은 이득이 많다. LG TV를 새로 구독하는 고객이 자연스럽게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특히 TV 하드웨어 계약과 묶여 있어 고객이 중간에 넷플릭스만 해지하기가 까다로워진다. 고객을 가둬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극대화되는 셈이다.
하드웨어 궁합도 좋다.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올레드(OLED) TV는 화질이 뛰어나다. 넷플릭스가 공을 들이는 4K 고화질 영상과 입체 음향 콘텐츠를 즐기기에 가장 알맞은 장비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거실 TV 화면에 배가 고픈 상태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는 "우리가 아무리 큰 성공을 거뒀어도 전체 TV 시청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넷플릭스에 가입해야 할 수백만 가구가 남아있다"며 거실 공략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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