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참사, 방산업체 안전 구멍 뚫렸나
2026.06.02 06:33
무기를 제조하는 방위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고가 난 대전사업장은 폭발위험이 높은 화약을 다루는 곳으로, 이번 사고를 포함해 벌써 13명이나 화재·폭발로 숨졌다. 방위산업체 사업장의 산업안전관리와 감독행정의 부실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화약 다루는 대전사업장, 폭발위험 상존
1일 오전 10시59분께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폐추진체 세척공실에서 원인미상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중상자는 전신에 화상을 당했고, 경상자는 병원치료 뒤 귀가했다.
대전사업장 사망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2018년 5월 추진제 충전작업 중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2019년 2월에는 추진제 이형작업중 화재·폭발로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했다. 이번 사고를 포함하면 13명이 숨진 셈이다.
이처럼 화재·폭발 사고가 잦은 이유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위험이 높은 화약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이다. 창원사업장이 총포·장갑차·항공기 등을 만드는 곳이라면 대전사업장은 미사일과 항공기 같은 대형추진기관 개발 및 생산, 추진제 혼화·충전 등이 주 업무다. 화약을 섞거나 충전하는 일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곳에서 다룬 추진제 물질은 과염소산 암모늄과 알루미늄이다. 과염소산 암모늄은 충격·마찰·열에 노출되면 폭발할 수 있다. 알루미늄은 열·스파크·화염에 점화할 위험이 있다.
금속노조 한화창원지회 관계자는 "창원사업장이 껍데기를 만드는 곳이라면, 대전사업장은 그 안에 들어갈 화약을 다루는 곳"이라며 "폭발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기와 항공기 등을 생산·수출하는 방위산업체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생산공정이나 제품 등에 대한 정보가 통제되면서 산업안전관리 부실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동일 사업장에서 과거에도 유사한 사고가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안전관리 체계와 재해예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솜방망이 처벌과 형식적 재발방지 약속이 참사를 불렀으며 국가보안시설이라는 명분 뒤에 허술한 안전관리가 방치된 결과"라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통해 한화 경영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안전관리 체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 "사고원인 철저 조사, 재발방지 대책 마련"
고용노동부는 사고발생 뒤 대전지방노동청 근로감독관 20여명으로 이뤄진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사고원인 규명 등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김영훈 장관과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 등이 현장에 내려가 사고수습 등을 지휘했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물질 취급시 안전조치 의무와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엄정하게 조사할 계획"이라며 "검찰·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구체적인 재해 경위와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혀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를 보고받고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대처하고,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추후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학태 기자Copyright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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