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성장만 골몰”…산재 반복 한화에어로, 안전예산 ‘쥐꼬리’
2026.06.02 05:31
영업이익의 0.02% 불과
실제 집행액은 더 적을듯
관리시스템 부재 속 인재
2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국소배기장치 유지보수 등의 안전보건 예산을 68억 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3조 345억 원)의 0.2%에 불과하다. 이조차도 연초 세운 계획일 뿐 이달 말 공개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제 집행액은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는 애초 노후 설비 교체와 위험공정 무인화 등을 위해 수립했던 안전보건 예산 76억 원의 절반(46%)에도 미치지 못하는 35억 원을 쓰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2023년 방폭설비 설치 등에 72억 원을 쏟아부은 걸 감안하면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연간 100억 원을 하회하는 인색한 안전보건 투자와 달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다. 2024년 이후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기업 넥스트디케이드(1803억 원), 싱가포르 해양설비 제조업체 다이나맥(8625억 원), 호주 오스탈조선소(2699억 원) 등에 해외 브라운필드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0월부터 한국한공우주산업(KAI) 지분을 야금야금 사들여 지분율을 7.22%까지 확대했다. 1조 5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풍산의 탄약사업부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건당 수천 억원의 투자금은 마른 수건 쥐어 짜듯 안전보건 및 연구개발 비용을 최소화하고 지난해 소액주주의 거센 반발에도 강행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매출액 대비 R&B비 비중은 2023년 9%, 2024년 7.9%, 2025년 3.9%로 하락 추세였다.
물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안전 관리에 완전히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회사는 세차례 폭발 사고의 무대가 된 대전사업장을 포함한 주요 사업장에 대해 위험성평가 체계를 고도화하고 중대재해를 유발할 수 있는 ‘고위험 요인’을 식별해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세스도 도입했다. 그 결과 전 사업장의 중대재해 위험도를 80%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한화 관계자는 전날 사고 직후 브리핑에서 “사고가 난 세척 공정은 평소 위험한 작업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화약이 물과 닿으면 폭발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사고 장소인 세척실의 경우 시설 면적이 협소해 소방법상 점검 결과를 소방서에 의무적으로 고지·보고해야 하는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일함이 사고를 키웠을 수 있다고 산업안전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특히 노동단체들은 반복되는 참사가 구조적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 화학노련은 “가연성 고체, 액체 연료, 폭발성 물질을 다루는 방위 산업 특성상 아주 작은 관리 부실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대로 된 관리 시스템 부재가 부른 예견된 인재”라고 비판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20여 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물질 취급시 안전조치 의무와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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