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말고 카카오 샀는데”…‘상한가 급등’ 네이버·‘파업 암초’ 카카오…엇갈린 IT대장주 [투자360]
2026.06.01 19:41
|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한 직원이 출근하고 있는 모습과 네이버 사옥 전경. [연합] |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지난달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두 회사 모두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시장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에 주목했다. 네이버는 AI 사업 확대와 수익화 기대감이 부각된 반면 카카오는 노사 갈등과 AI 수익화 지연 우려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 주가는 10.92% 상승했고 카카오는 11.31% 하락했다. 두 종목 간 수익률 격차는 22%포인트를 넘어섰다. 이날도 두 종목의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3만7500원(16.03%) 급등한 2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카카오는 750원(1.79%) 오르는 데 그친 4만2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2411억원, 영업이익 541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3%, 7.2%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 역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421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66%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시장은 실적보다 미래 성장 동력의 가시성과 조직 안정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네이버는 최근 AI 사업 확대 기대감이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오는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AI 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앞서 이 의장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황 CEO와 만나 산업용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에 뜻을 모은 바 있다.
국방 분야 진출도 새로운 모멘텀으로 떠올랐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날 국방 인공지능 전환(AX)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AI 사업을 총괄하는 김유원 대표가 직접 조직을 이끌며 국방 특화 AI 사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와 유사한 성장 경로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며 성장한 대표적인 국방 AI 기업이다.
AI 사업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AI 검색과 쇼핑, 광고 플랫폼 간 연계를 강화하며 수익화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초거대 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공공·금융·제조 분야의 기업간거래(B2B) AI 사업도 본격적인 매출 발생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카카오는 노사 갈등이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카카오는 현재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노조는 이달 10일 조합원 약 12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 노조도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갈등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내부 갈등 장기화가 사업 추진 속도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AI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사업 추진 속도와 조직 효율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AI 사업의 수익화 시점이 네이버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모빌리티와 페이 등 카카오 생태계와의 연계를 통해 고도화될 예정이지만 현재는 AI 에이전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라며 “본격적인 수익화는 2027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실적은 양호했지만 최근 시장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 스토리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AI 사업이 수익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반면 카카오는 AI 전략의 방향성은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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