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시간 전
‘권경애 노쇼’ 학폭 피해자 유족, 재판소원 청구…“재판청구권 침해”
2026.06.01 20:38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씨 측은 1일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이 씨 측은 “대법원이 6개의 상고이유를 한 문장으로 기각함으로써 판결 이유 기재 의무를 위반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상고이유 대부분에 관해 결론만 제시했을 뿐, 그 이유에 대해선 대법원이 충분한 판단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유가 없는 재판은 판단이 있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으므로 당사자 주장에 실질적으로 아무런 대답이 없는 재판과 다름없다. 재판의 본질에 반한다”며 “이질적인 쟁점의 결론을 묶어 ‘법리 오해가 없다’는 정도의 한 문장으로 기재한 것은 간략한 이유의 문제가 아니라, 이유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이 씨가 권 변호사와 그가 속했던 법무법인(로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약정금 부분은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위자료 부분은 6500만원의 연대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이 씨 측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청구권은 단지 재판절차에 참여할 기회에 그치지 않는다”며 “현재는 그동안 당사자의 공격·방어가 충분히 보장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포함된다고 판시해 왔다. 재판청구권의 핵심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이유 있는 판단을 받을 권리에 있다”고 했다.
또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절차 안에서 또다시 그 권리가 침해당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의 악순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구인은 법률전문가인 권 변호사의 직무유기로 헌법상 재판청구권을 침해당했고, 그 침해에 따른 구제를 받고자 다시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 소송에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이유 있는 판단을 받지 못한 채 또다시 재판청구권을 침해당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씨는 2015년 딸인 박양이 숨진 사건과 관련, 이듬해 8월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과 관할 서울시교육청, 사립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각 학교법인 및 교직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이 씨 대리인이었던 권 변호사는 2심에 세 차례 출석하지 않아 민사소송법상 ‘항소취하 간주’에 따른 패소 판결을 받게 했다. 민사소송법상 항소심 소송 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으면 1개월 이내에 기일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때 기일 지정을 신청하지 않거나 새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권 변호사는 5개월간 패소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고, 패소를 몰랐던 이 씨가 상고하지 못해 판결이 2022년 확정됐다. 이 씨는 권 변호사의 불성실한 변론으로 재판받을 권리 등이 침해됐다며 같은 해 4월 2억원 상당을 요구하는 이번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2심은 권 변호사가 중대한 과실을 범했다며 이 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권 변호사와 당시 소속 법무법인의 재산상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권 변호사가 제대로 소송을 수행했더라도 유족 측이 학교폭력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을 개연성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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