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프리랜서도 근로자로 추정"…플랫폼 산업 판도 바뀌나
2026.01.20 10:24
정부가 배달·택배기사, 플랫폼 종사자 등 프리랜서·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이른바 ‘권리 밖 노동’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한 입법에 본격 착수했다. 특수고용·프리랜서를 법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지만, 산업계에서는 “사실상 플랫폼 기업 등의 사용자 책임을 대폭 확장하는 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20일 ‘일하는 사람 권리에 관한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프리랜서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근로자 추정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일하는 사람(노무제공자)’이란 근로계약상 근로자보다 넓은 개념으로,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을 포괄한다.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의 보호가 미치지 못했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정부는 대선 당시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기본법 제정안에는 △차별 금지 △안전·건강권 △단결권 등 8대 기본 권리가 명문화된다. 특히 합리적 이유 없는 계약 해지·변경을 금지해 프리랜서 계약 해지도 사실상 근로자의 ‘부당해고’ 수준으로 규율하겠다는 방침이다.
근로자 추정제도 신설한다. 추정제는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 5개 법률에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특고·프리랜서는 법적으로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추정제가 도입되면 일단 근로자로 간주되고, 플랫폼 기업이나 사업주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분쟁에서 패소한다.
추정제가 근로기준법에 적용되면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해고·징계 무효확인, 최저임금, 주휴수당, 연차휴가 등 규정이 적용되면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진다. 플랫폼 산업 전반에 막대한 추가 인건비 부담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프리랜서에게 주52시간 제한이 적용될 수 있는 것도 논란이다. “유연하게 일하던 프리랜서가 오히려 일감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임금 적용을 계기로 지난 최저임금 논의 과정엣어 노동계가 꾸준히 문제 삼던 ‘도급제 최저임금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크다.
플랫폼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입증 책임이 사용자에게 넘어가면 근로자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조”라며 “기획 소송과 집단 분쟁이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쿠팡, 배달의민족, 카카오모빌리티 등 특고 종사자가 많은 기업일수록 법적 리스크와 관리 비용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는 근로감독관에게 계약서,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 내역 등 자료 제출 요구권을 부여하고,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사실상 기업의 내부 운영 정보가 분쟁 과정에서 공개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배차 알고리즘, 수수료 산정 방식 등 핵심 영업기밀이 신고만으로 공개될 가능성도 부담이다.
고용노동부는 “실제로는 근로자인데 증명이 어려워 보호받지 못한 ‘오분류’를 바로잡고, 가짜 3.3이나 위장 프리랜서를 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임금체불 등 형사처벌에는 추정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체불이 인정되면 결국 형사 고발이 가능해지는 만큼 실질적 차이는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자료 제출 의무 강화만으로도 해결 가능한 사안을 굳이 추정제로 밀어붙인다”며 과보호 논란도 제기한다.
국세청의 ‘2024년 귀속 인적용역 사업소득 원천징수 신고 현황’에 따르면 비임금 노동자는 869만 명으로 1년 전보다 7만 명 늘었다. 근로복지공단 분석에서도 노무제공 소득 신고자는 2023년 6월 80만 명에서 2024년 12월 139만 명으로 1년 반 만에 74%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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