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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반목’ 콜롬비아 다시 우향우?…강경 우파 야당 후보 1위로 결선행

2026.06.01 17:29

좌파 여당 후보와 2파전
에스프리에야 후보와 세페다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 정권 아래 있던 콜롬비아가 다시 우파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커졌다. 강경 우파 성향의 야당 후보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가 3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1차 투표 개표 결과 1위를 차지하며 좌파 여당 후보인 이반 세페다와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와 엘에스펙타도르 등은 이날 대선 1차 투표 개표 결과 에스프리에야 ‘조국의 수호자들’ 후보가 43.7%를 얻어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집권 여당 ‘역사적 동맹’의 세페다 후보는 40.9%로 뒤를 이었고, 전통 우파 정당인 ‘민주주의 센터’의 팔로마 발렌시아 후보는 6.9%에 그쳤다.

콜롬비아 선거법상 1차 투표에서 과반(50%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이에 따라 에스프리에야 후보와 세페다 후보는 오는 21일 결선에서 최종 승부를 벌이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는 세페다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몇 주간 에스프리에야 후보가 급격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며 역전에 성공했다”며 “특히 우파 성향의 발렌시아 후보에게 향하던 표심 상당수를 흡수하며 보수 진영 지지층을 결집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변호사 출신 사업가인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공직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이다. 그는 강탈을 일삼는 무장단체와 갱단을 강력히 단속하고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아마존 밀림에 최고 보안 등급 교도소 10곳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하며 지지층을 확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우파 노선을 강조키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에스프리에야는 선거 막바지에 자신을 기성 체제에 반대하는 아웃사이더로 내세우고, 좌파가 콜롬비아를 이웃나라이자 실패한 권위주의 국가인 베네수엘라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를 부추기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페다 후보는 상원의원 출신 인권운동가로 페트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빈곤층과 분쟁 피해자 지원, 토지 재분배, 무장단체와의 평화 협상 지속 등을 내세우며 현 정부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NYT는 “이번 투표는 퇴임을 앞둔 페트로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에 대한 국민투표와도 같았다”고 평가했다. 페트로 정부는 원주민과 소외계층의 대표성 확대를 추진했지만 치안 악화와 재정 지출 확대, 트럼프 대통령과의 잇따른 마찰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또 지난 수개월간 게릴라 공격과 납치, 강제 이주 등이 증가하면서 치안 문제는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NYT는 “미국 역시 결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밀매 조직에 대한 강경 대응을 위해 라틴아메리카 내 우파 정부들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마약 거래의 핵심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친미 노선을 강조하고 있어 결선 결과는 콜롬비아의 정치 지형뿐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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