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로켓연료 세척 중 참변…같은 공장서만 3번째 폭발
2026.06.01 17:55
작업 과정서 화학반응 일어난 듯
400m 떨어진 곳까지 굉음 들려
5명 사망, 부상 2명 중 1명 중태
한화 "깊이 사죄, 원인규명 최선"
李대통령 "자원 총동원해 수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다섯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는 로켓(미사일) 고체연료 잔여물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화학 반응 등이 일어나며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 규명과 안전 점검 과정에서 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돼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오전 10시59분 대전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나 사망자 다섯 명, 중상자 한 명, 경상자 한 명 등 총 일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100여 명과 장비 30여 대를 동원해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에 나섰다. 당국은 오전 11시17분께 소방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화재 발생 2시간 만인 오후 1시7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이 사고로 국가보호시설인 544㎡ 규모 건물 한 동이 모두 불에 탔다.
현장에서 400m 떨어진 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쾅’하는 소리가 너무 커 포탄이 떨어진 것 같았다”며 “버섯구름 같은 것도 보여 전쟁이나 국가적 재난이 일어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 직원 B씨는 “폭발에 따른 진동과 떨림이 전해졌다”고 했다.
이번 사고에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은 폭발력이 강한 화약을 다루는 방위산업 특성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켓포 등 무기를 제조 및 개발하는 과정에서 화약을 배합하고 운반하는 업무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최근 K방산 위상이 강화되며 기업이 해외 수주를 위해 무기의 파괴력을 키워 사고 발생 시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화약을 조합하는 도구의 디자인도 기술로 인정받을 만큼 화약을 다루는 일은 정교하고 위험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재웅 대전사업장장은 브리핑에서 “공구에 남아 있던 화약은 물에 닿으면 위험성이 사라지는 물질”이라며 “공정 위험도가 높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폭발 사고가 증가한 배경으로 화약·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정이 늘어난 것을 꼽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2년 449건이던 폭발 사고는 2025년 619건으로 늘었다. 최병기 고려사이버대 재난안전관리과 교수는 “산업이 고도화하며 방위산업, 배터리, 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고위험 물질을 다루는 공정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장 안전 투자와 노후 설비 개선이 뒤따르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사고 발생 직후 고용노동부는 공장 작업 중지 조처를 했다. 공장 작업 중지 조처는 추가 폭발이나 붕괴 등 2차 사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때 작업장 가동을 멈추고 안전 상태를 점검하도록 하는 행정 조치다.
회사는 이번 사고로 로켓 생산 라인이 타격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척공실 56동은 로켓 생산 라인과 떨어져 있다. 다만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되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생산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사과했다. 한화그룹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소중한 직원 다섯 분이 숨져 비통하고 안타깝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런 참담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전=임호범/이소이/최영총/노유정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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