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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말고 주문서를 사라"…젠슨 황 방한에 진짜 수혜주 찾기

2026.06.01 11:00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7일 대만 타이베이에 건설 중인 엔비디아 대만 본사 '컨스텔레이션' 부지에서 열린 임직원 축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photo 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LG그룹주와 네이버, 두산그룹주가 연일 급등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단순한 '젠슨 황 테마주' 추격보다 실제 수주와 반복 매출로 이어질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이날 LG전자는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했고 LG씨엔에스,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들도 일제히 급등했다. 네이버 역시 10% 넘게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두산그룹주도 급등세다. 두산로보틱스는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지주사 두산도 20% 넘게 상승했다. 황 CEO가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 경기 시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시장에서는 황 CEO가 누구를 만나느냐보다 어떤 사업이 논의되느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이벤트는 사되, 사진이 아니라 주문서를 사야 한다"며 "시장은 이벤트를 좋아하지만 추세는 이벤트가 아니라 주문서가 만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첫 번째 '깐부 회동'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당시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회동 장면 자체가 아니라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한국 기업들이 고객이자 공급자, 전략적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회동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뉴스1


이번 방한에서는 피지컬 AI가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 자동차, 공장, 가전제품 등 실제 물리적 세계에서 작동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이노텍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홈과 로봇, 전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가 강조하는 '소버린 AI' 전략의 국내 핵심 파트너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역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키우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도 유력한 수혜 후보로 거론된다. 앞서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한 바 있으며, 지난 4월에는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이 직접 두산로보틱스를 찾아 피지컬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는 투자자들이 테마주 과열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AI 산업의 수혜 범위가 전력, 냉각, 네트워크, 서버, 로봇 등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수혜 분야는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AI 시대의 주도주는 GPU 주변이 아니라 병목 주변에서 나온다"며 "AI가 확산될수록 더 많은 메모리와 더 빠른 메모리가 필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은 다시 메모리 반도체"라며 "HBM은 AI 인프라 확장의 필수재이자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핵심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생태계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꼽고 있다. 전력기기와 냉각장비, 네트워크 장비 기업들 역시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 관계자는 "누가 젠슨 황과 사진을 찍느냐보다 누가 엔비디아와 실제 매출을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AI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벤트가 아니라 수주와 공급 계약"이라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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