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시론] 일상이 된 이상기후, 능동대응이 해법
2026.06.01 05:01
엘니뇨 현상이 아니더라도 지속적인 지구온난화는 우리농산물의 생산 여건을 갈수록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3.7℃로 2024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았다. 이는 100년 전의 기온에서 약 2℃ 높아진 것으로 전 지구 평균 상승폭인 0.9℃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 결과 폭염·호우·가뭄·한파·폭설, 일조량 부족 등 기상재해 발생 빈도가 크게 늘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상재해는 여름에 국한되지 않고 사계절 내내 발생한다. 봄 이상고온, 여름 극한호우, 가을 늦더위, 한겨울 일조량 부족과 극한 한파 등으로 농산물 작황이 크게 나빠져 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듯 특정 작목이 아닌 노지와 시설을 포함한 거의 모든 농산물 생산자가 작물 생육을 걱정하게 됐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폭등과 비닐 등 농자재 공급 불안은 산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기상재해가 농업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상황에서 앞으로 할 일이 많아졌다. 기본적으로는 이상기후적응력이 높은 품종과 재배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취약 품목은 새로운 재배적지를 발굴해 농가의 품목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스마트팜 등 시설재배 비중도 빠르게 확대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런 근본적인 대응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후대응형 품종 개발·보급에는 최대 10년이 걸린다.
단기적인 대응방안으로는 비축사업 확대와 농가 지원 강화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정부 비축사업은 배추·무·고추·마늘 등 주요 채소와 사과·배 등 과일을 포함해 10여개 품목에 한정돼 있다. 기후변화로 수급 변동폭이 크거나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품목까지 사업대상을 확대하고, 품목별 단기 수요를 고려해 비축규모도 늘릴 필요가 있다. 농가 지원사업은 급격한 수급변동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근본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밖에도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지 이동과 기후대응형 품종·재배기술 도입에 농민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기후대응직불제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촉구된다. 기상재해로 공급이 급감한 농산물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지혜를 발휘해 농산물 가격 급등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소 먹지 않던 사과가 ‘금(金)사과’가 됐다는 소식에 더 찾지 말고, 지금은 배추값이 크게 올랐지만 2∼3주 뒤 출하가 정상화된다는 정보를 믿고 김장 시기를 늦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갈수록 심해져 이제 기상재해 발생이 새로운 일상이 돼가는 상황, 모두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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