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석의 개미생활] 삼전·SK하닉 ‘N% 성과급’, 과연 나라 망칠까
2026.06.01 05:35
[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성과급은 누가 정할까. 대통령부터 장관, 정치인들까지 한마디씩 던지는 것을 두고 궁금해졌다. 대기업 회장은 귀국하자마자 심려를 끼쳤다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한 기업의 성과급인데 마치 대국민 투표로 정해지는 오디션 프로그램 같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성과급 이후 실적과 연동한 성과급 체계인 이른바 ‘N%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도 늘었다. 이에 맞춰 해당 기업의 노조를 비판하는 것도 유행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정부와 학계, 인터넷 기사 댓글에서도 N% 성과급을 두고 ‘위장된 위법 배당’, ‘자본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는 격앙된 표현이 오간다. 한 소액주주 단체가 진행한 투표에서는 응답자의 95%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에 반대했다.
정부도 “국민 공동의 몫인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분배하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려를 보탰다. 노조의 요구가 어느새 ‘나라가 망한다’는 톤까지 격상돼 있다.
성과급을 정하는 주체의 정답은 명확하다. 삼성전자 경영위원회 규정에는 ‘급여체계, 상여 및 후생제도의 기본원칙의 결정 및 변경’이 명시돼 있다. 이사회가 위임한 경영위원회가 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뜻이다.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를 거치도록 한 ‘보상위원회 규정’과 달리 직원 성과급은 경영위원회 선에서 끝난다.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잡자고 요구하는 것도, 회사가 이를 거부하는 것도 정관을 벗어나지 않는다. 회사에 고용된 사람들은 매년 임금협상을 한다. ‘성과급은 세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요구할 수 없다’는 말도 어디에도 없다.
분명 주주 입장에서 짚을 부분은 있다. 분배 규모가 순이익의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배당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지적이다. 한 소액주주 단체 관계자는 “이익 배당이라면 상법상 강행 규정에 따라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당연히 따져볼 수 있는 문제지만, 이것이 곧 노조나 회사의 위법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주가 투명한 절차를 요구하면, 회사가 적법하게 이를 판단하면 될 일이다. 절차적 정당성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회사의 성과급에 대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 오히려 기업들의 경영 독립성을 흔드는 일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카카오 대표의 상여금은 5억원이었다. 부임 이후 첫 상여금이다. 1년 새 전체 연봉은 두 배가 됐다. 전 대표는 마지막 해 10억원을 상여금으로 받아갔다. 현 대표와 전 대표 모두 상여금의 이유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꼽았다.
이익과 연계해 받은 이 상여를 두고 나라 경제의 존망을 따지는 주주가 있었나.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 의결 사안이고, 직원의 성과급은 회사 이사회의 결정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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