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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과 세수, 미래 투자가 우선" 말 아닌 행동 보여야

2026.06.01 00:21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의 활용 방안을 놓고 경제부처 수장이 일제히 미래를 위한 재투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초과 세수의 상당액을 국부펀드에 넣어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불리고 한국 경제의 방파제이자 저수지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재정이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그 성과 기반 위에서 세입이 확충되면 이를 다시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오늘의 이윤은 내일의 압도적 경쟁력을 위한 재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가 재정을, 기업은 회사 이익을 소모성 배분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 확보에 쓰는 게 당연하다는 점에서 누가 보더라도 올바른 방향 설정이다. 지금 세계가 벌이는 기술패권 전쟁은 압도적 규모의 투자와 속도를 요구한다. 단 한 번만 실기해도 산업 생태계가 통째로 무너질 수 있다는 김 장관의 경고는 과장이 아니다.

문제는 국가 재정과 기업 곳간에 여유가 생기면 무분별하게 고개를 드는 ‘나눠먹기’ 압력이다. 취약계층 지원과 청년 일자리 대책은 필요하다. 다만 그 방식은 현금성 지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과 청년 인공지능(AI) 교육, 창업 지원처럼 자생력을 높이는 투자여야 한다.

정부 내에서 벌어지는 분배 논쟁이 엉뚱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업 이익까지 정부가 재분배하려는 것은 투자 유인을 꺾고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분배 정책은 세제 구조와 사회안전망으로 풀어야 한다. 초과 이익에 대한 논의도 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 기업 이익은 투자와 고용, 연구개발, 주주환원에 쓰여야 할 경영 자원이다. 이를 법적 근거 없는 사회적 재분배 대상으로 취급하면 기업의 투자 유인을 꺾고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지금 우리 경제의 과제는 초과세수를 마중물 삼아 ‘제2, 제3의 반도체’에 준하는 신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현재의 호황을 미래 먹거리를 위한 종잣돈으로 쓰는 것, 그것이 세대 간 정의에도 부합한다. 경제 수장들의 발언은 옳다. 말이 아니라 정책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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