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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업장관 말처럼 반도체 이익은 미래 위해 재투자해야

2026.06.01 00:26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희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불거진 수백조원대 반도체 이익 배분 논란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기업의 재투자’를 최우선 순위로 제시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AI(인공지능) 시대의 승부는 압도적인 속도와 규모에서 갈린다”며 “기업 이익 활용의 최우선 원칙은 생산적 재투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와 혁신의 속도가 주춤하는 순간, 미래의 주도권은 다른 나라의 몫이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머뭇거림이 아니라 결단이며, 분산이 아니라 집중”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 인재 양성과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조성 등 투자 대상도 분명하게 짚었다.

앞서 지난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회적 대화를 통한 대기업 ‘초과이윤’의 사회적 재분배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재계를 중심으로 “정부가 대기업의 이익 배분을 강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고용노동부는 “정부는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강제적으로 관여할 권한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노동부는 오늘 개최 예정이던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긴급 토론회를 연기하면서도 ‘초과이윤’을 노동자 간 격차 해소와 원·하청 상생에 써야 한다는 목표를 명시적으로 공개했다. 김영훈 장관은 생산적 재투자를 강조한 산업부 장관의 SNS 글에 “협력업체 동반성장으로 노동과 함께하는 진짜 성장을 만들자”는 댓글을 달았다. ‘상생’을 명분으로 기업 이익 활용에 정부가 개입하겠다는 생각은 여전한 것이다.

산업부 장관의 말처럼 지금은 재투자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간이다. 반도체 초호황 자체도 AI 시대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사활을 건 투자 때문이 아닌가. 정의조차 불투명한 ‘초과이윤’을 거론하는 노동부 장관의 주장은 미국 빅테크의 반도체 남품가 인하 압박을 부르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이 문제는 산업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이 논란을 벌일 사안이 아니다. 반도체 투자에서 실기(失機)하면 한국 경제는 벼랑으로 내몰릴 것이다.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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