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일해도 월급은 똑같아요”…포괄임금 뒤 숨은 회사들, 딱 걸렸다
2026.05.31 23:08
고용노동부는 28일 지난 2개월간 진행한 ‘포괄임금 오남용 기획감독’ 결과를 공개하고, 의심 사업장 101곳 중 34곳(43.0%)에서 이른바 ‘공짜노동’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사업장들의 미지급 임금은 총 4억 4800만원에 달했다. 적발 비율이 10곳 중 4곳을 넘은 셈으로, 포괄임금이 임금 절감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변질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표 사례는 화장품 제조업체 A사다. A사는 출퇴근 시각을 별도로 기록·관리하지 않은 채 운영하다, 고정 연장근로수당(고정OT) 한도를 넘긴 직원 310명에게 1억 23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서비스업 F사는 사업 확장으로 업무량이 폭증하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조치 없이 직원들의 연장근로를 한도보다 698시간 초과시켰다. 연장근로 한도 위반 사업장 역시 34곳에 이르렀다.
이번 감독에서 수당 미지급 외에 임금·퇴직금 체불까지 적발된 곳은 68곳이었으며, 기타 노동관계법령 위반까지 합산하면 위법 사업장은 77곳으로 늘어난다. 단순히 수당을 안 준 수준을 넘어 근로시간 기록·관리 자체가 부실한 사업장이 광범위했다는 의미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임금을 사전에 정하고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따로 구분하지 않은 채 일괄 지급하는 임금 산정 방식이다. 영업직·연구직처럼 근로시간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직군의 처우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현장에서는 ‘야근갑질’과 ‘공짜노동’의 통로로 굳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노사정은 지난해 12월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제도개선에 합의해 공동선언을 발표했고, 노동부는 지난 4월 9일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을 시행했다. 포괄임금 운영 원칙을 정부가 공식 지침으로 못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사 합의를 반영해 정액급제·정액수당제의 기본급과 법정수당을 분리해 임금대장과 명세서에 기재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노동부는 이번 감독에서 법 위반이 확인된 사업장에 시정 지시와 체불 임금 전액 지급을 명령했다. 불응 시에는 사법처리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포괄임금제 자체의 개선이 필요한 곳에는 일터혁신 상생 컨설팅과 민간 HR 플랫폼 등을 연계해 임금체계 정상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상시 감독체계 가동도 본격화됐다. 노동부는 이달 14일 포괄임금 오남용 신고가 빈번한 서울 구로·가산디지털단지를 첫 권역으로 잡고 수시 감독에 착수했다. 연말까지 권역을 추가 선정해 릴레이 방식으로 감독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포괄임금이라는 이유로 법에서 정한 노동의 대가가 부정돼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으로 감독·개선해 공짜노동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불황때 취업하면 평생 임금 손해?…첫 직장 시기 실질임금 격차는 얼마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고용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