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던 배터리株"…실적 바닥론에 다시 꿈틀
2026.05.31 13:32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로 외면받던 이차전지주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넘어 유럽 전기차 판매 회복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 정책 모멘텀 기대감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29일 종가 기준 1.78% 오른 68만8000원에 거래되며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28일 장중 9% 가까이 급등세를 보였던 삼성SDI의 주가는 7거래일 만에 20% 넘게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3.62%)과 포스코퓨처엠(3.36%) 등 주요 배터리주도 같은 날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반등 흐름의 핵심 배경으로 유럽 시장 회복을 꼽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1~4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고 순수전기차(BEV) 판매는 38% 늘었다. 고유가 환경과 친환경 정책 확대가 전기차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유럽의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 관련 정책 시너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 내 생산 기반을 보유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SS 시장 확대도 긍정적 변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과 신재생에너지 확산이 맞물리며 글로벌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가 기존 배터리 생산라인을 전력망용 저장장치 생산기지로 전환하기로 한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업체들이) 최악의 실적 구간은 지나가고 있다"라며 "일부 배터리 업체들의 가동률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고 소재 업체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 폭도 축소되는 흐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재료 가격 안정과 ESS 수요 확대도 실적 회복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단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까지 전고체와 ESS, 리튬 가격 상승 등이 주가를 끌어올린 모멘텀 장세였다면 하반기부터는 실적 확인 국면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하반기는 실적 구간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최근 주가 상승은 실적 회복 기대감을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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