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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지분 사들이는 한화에어로…한국판 스페이스X 될 수 있을까

2026.05.31 17:39

지분 7.22%로…경영참여
항공우주 협력 강화 신호탄
발사체·플랫폼 시너지 기대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글로벌 우주산업 가능성에 세계가 집중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한화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늘리며 항공우주 분야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한화의 KAI 지분 확대를 단순 투자 이상의 의미로 해석한다. 발사체와 위성통신, 항공엔진 역량을 확보한 한화와 위성체·항공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KAI가 합칠 경우, 발사체부터 위성통신까지 모두 가능한 스페이스X의 사업모델에 조금이나마 접근할 수 있어서다.

협력을 강화할 경우 국내에서도 발사체부터 위성,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한국형 우주 플랫폼' 구축이 가능한 기업이 나올 수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KAI 지분을 7.22%까지 확대했다. 지분 보유 목적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양 사는 또 올해 미래 항공우주·방산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무인기와 항공엔진, 우주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우주산업에 대한 한화그룹의 강력한 의지가 있기에 가능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4년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했다.

이후 한화그룹은 방산과 항공엔진, 우주 분야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체계종합 기업으로 선정돼 발사체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항공엔진 분야에서도 국내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쎄트렉아이를 통해 위성 제작과 위성 데이터 사업 역량도 확보했다.

KAI는 국내 유일의 완제기 개발·생산 업체다. KF-21 전투기와 FA-50 경공격기, 수리온 헬기 등을 개발했으며, 차세대 중형위성과 다목적 실용위성 사업 등에 참여하며 위성체 개발 역량도 축적해왔다.

업계가 양 사의 협력에 주목하는 이유는 서로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가 발사체와 위성통신, 항공엔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KAI는 위성체와 항공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다.

양 사의 역량이 결합될 경우 발사체 개발부터 위성 제작, 발사, 운용,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국내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상당 부분 구축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 측은 KAI 지분 매입 당시 그 이유로 "방산·우주항공 분야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항공우주 사업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양 사의 협력이 강화될 경우 유무인 복합체계와 우주항공 분야 첨단 기술 확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원팀 전략'을 통한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

이는 글로벌 방산·우주산업의 흐름과 유사하다. 유럽에서는 에어버스와 탈레스, 레오나르도가 우주사업 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주요 방산기업들이 위성·우주 분야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당장 KAI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지분 확대 자체에 상징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단순 협력 수준을 넘어 장기적인 전략적 관계 구축 의지를 시장에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의 높은 기업가치도 발사체와 위성, 통신, 서비스를 연결한 플랫폼에서 나온다"며 "한화가 KAI와 협력을 확대해 항공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한국판 스페이스X'를 논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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