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 남말?...가계 실질소득 0%대 성장
2026.05.31 11:24
대기업 성과급 착시효과? 실질 근로소득 1.7% 감소
상위 20% 4.2% 늘 때, 중산·서민층은 절반도 못 미쳐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깜짝 성장'을 기록했으나, 정작 국민들의 살림살이에는 온기가 온전히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일부 업종에만 집중되면서 가계의 실질적인 지갑 사정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 했다는 분석입니다.
오늘(31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월평균 실질 소득은 462만 8,71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었습니다.
지난해 3분기(1.5%)와 4분기(1.6%)에 1%대를 회복했던 실질 소득 증가율이 올해 들어 다시 0%대로 주저앉은 것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한국 경제의 같은 기간 '깜짝 성장'과 대조를 이뤘습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3.6%를 기록했습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반도체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1분기 기준으로는 2014년(3.8%)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조사 대상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경제성장률과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 간의 격차는 3.2%포인트(p)까지 벌어졌습니다.
두 지표의 격차가 이만큼 벌어진 것은 2024년 1분기(5.0%p 차) 이후 2년 만입니다.
작년 1분기에는 오히려 실질소득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앞섰습니다. 다만, 당시 경제성장률은 0%였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대기업 직원들이 수억 원 규모의 성과급을 받게 된 상황이지만, 이는 특정 업황 호조에 따른 제한적 효과일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실제 가계 소득의 핵심 축인 실질 근로소득은 오히려 1.7% 감소했습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2024년(-4.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자영업자의 실질 사업소득 역시 1분기 기준 2023년(-10.9%) 이후 가장 낮은 0.5%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되는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실질 소득이 정체된 가운데, 계층 간 '소득 쏠림' 현상은 올해 1분기 들어 더욱 심화됐습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4.2% 늘어난 반면,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은 2.7%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특히 '경제의 허리'라 불리는 중산층의 타격이 가장 컸습니다.
소득 상위 60~80%(하위 20~40%)인 2분위와 상위 40~60%인 3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각각 1.5%, 1.2%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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