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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20%는 월 44만원 적자, 상위 20%는 344만원 여윳돈…벌어지는 소득 상·하위 격차

2026.05.31 17:27

올해 1분기 저소득층 가계의 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등측 간의 여윳돈 차이는 4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성장의 과실이 특정 산업과 계층에 집중되는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스1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 이하인 1분위 가구의 실질 흑자액은 -43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전 분기 통틀어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흑자액은 소득에서 세금·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의 실제 여윳돈을 의미한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흑자액은 344만5000원으로 1분기 기준 2022년(390만2000원) 이후 가장 많았다. 1분위와 5분위 간 흑자액 격차는 388만4000원으로, 1분기 기준으로는 2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위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79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반면, 5분위 가구는 814만6000원으로 3.0% 증가한 영향이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차준홍 기자
가계와 국가 경제의 체감 온도 차이도 뚜렷했다. 올해 1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며, 지난해 3분기(1.5%), 4분기(1.6%)와 비교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6% 늘어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사 대상과 산출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은 GDP 성장률보다 3.2%포인트 낮았다. 지난해 1분기(5%포인트) 이후 격차가 가장 크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생산 증가가 고용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질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하며 2024년 1분기(-4.0%) 이후 가장 부진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지난 4월 5만5000명 감소하며 22개월 연속 줄었다.

반도체 산업 내부에서도 생산 증가에 비해 일자리 증가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제조업 임금근로자 일자리는 17만2000개로 1년 전보다 1.9%(3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반도체 제조업 생산 증가율(12.8%)과 비교하면 고용 증가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대만도 TSMC를 중심으로 GDP가 급성장했지만 성장의 온기가 반도체 산업과 일부 계층에 집중되면서 소득 양극화 문제 등 이른바 ‘대만병’에 시달리고 있다”며 “한국 역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산업·계층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양극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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