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AI·반도체 육성 잘했다" 67% … 노동정책 부정적 72%
2026.05.31 18:00
대외 통상·경제안보도 긍정적
자본시장 활성화 후속과제로
세제개편·주주환원 확대 꼽아
"친노동정책·노사갈등 심화
기업 성장 위협할 부담 요인"
경제 전문가들이 이재명 정부가 지난 1년간 추진한 자본시장 활성화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정책에 높은 점수를 줬다. 8400선을 넘어선 코스피와 반도체 업종의 이익 개선이 호평의 배경이다.
반면 노란봉투법 시행 등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성과급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19일부터 29일까지 한국경제학회 소속 117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경제정책 평가'를 실시했다. 먼저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은 5점 만점에 4점 이상이라는 응답이 64.2%에 달했다. 증시가 추가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로는 주식시장 관련 세제 개편이 38.5%로 가장 많이 꼽혔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권리 보호 강화가 22.2%, 장기투자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가 19.7%로 뒤를 이었다. 세금 제도를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정비하고, 상장사들이 주주 환원을 확대하도록 정부가 계속 유도해야 한다는 조언인 셈이다. 정대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변동성이 높아진 금융시장에서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부 경제정책 중 긍정적으로 보는 분야로는 첨단산업 육성이 39.3%로, 자본시장 활성화(71.8%)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꼽혔다. 정책별 점수 평가에서도 국가 첨단산업 육성정책에 5점 만점에 4점 이상을 준 응답이 66.7%에 달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전문가들이 정부의 산업정책과 경제안보 대응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박기홍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 AI를 적극 도입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되, 고용 불안을 겪는 노동자에게는 직무 전환과 소득 안전망을 제공하는 정교한 융합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외 통상·경제안보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32.5%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현 정부가 위기 관리 측면에서는 선방했다고 평가한 셈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이 크게 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로 역성장했지만 올해 1분기는 1.7%로 반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부정 평가가 가장 많았던 정책은 부동산 시장 개입과 규제였다. 응답자의 52.1%가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부정적으로 봤다. 노란봉투법 등 친노동정책 기조는 47.0%, 확장적 재정정책도 41.0%로 부정 평가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한국 경제를 압박하는 핵심 변수(복수 응답 기준)로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지목한 응답이 52.1%로 가장 많았고, 원화 약세에 따른 고환율이 47.9%로 뒤를 이었다. 노사 갈등 심화 등 산업현장 리스크도 47.9%로 많이 꼽혔다. 개별 정책 평가에서도 노란봉투법 등 노동정책에 대한 부정 응답(1~2점)이 71.8%에 달했다.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와 산업 현장의 노사 갈등을 기업 성장을 위협할 부담 요인으로 꼽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첨단산업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업 투자와 생산성을 떠받칠 선진적 노사관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봤다.
여택동 영남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빠른 시일 안에 친노동정책과 노란봉투법이 개정·보완되지 않으면 향후 노사 갈등이 첨예화되고 첨단산업 경쟁력 유지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117명 가운데 대학 등 학계 소속이 7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책연구기관과 기타가 각각 9.4%, 민간 경제연구소 2.6%, 금융기관 및 기업 소속 연구소 1.7% 순이었다.
[김정범 기자]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한국경제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