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한국 경제 성장했지만…가계 소득은 제자리
2026.05.31 17:16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예상 밖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그 온기는 가계 전반으로 충분히 퍼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지만같은 기간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성장률과 가계 체감 사이의 간극이 다시 벌어진 것이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 전년 동기 기준으로는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5.1% 늘었고 설비투자도 4.8% 증가했다. 반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는 같은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48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는 0.4%에 머물렀다.
가계가 체감하는 소득 여건은 세부 항목에서 더 뚜렷하다. 통계청 자료상 명목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에 그쳤고사업소득은 2.6% 늘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기준으로 보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체감 증가폭은 더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전체 실질소득이 0.4% 증가에 그친 만큼고용과 자영업 부문의 체감 개선은 제한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소득 분배 상황도 좋지 않았다. 1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배로 집계됐다. 이는 상위 20% 가구의 소득이 하위 20%의 6.59배라는 뜻으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처분가능소득은 2.7% 늘었지만, 흑자액은 3.1% 감소했고 평균소비성향은 71.5%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소득 여력이 크게 늘지 않는 가운데 소비 부담은 커졌다는 말이다.
1분기 한국 경제는 성장률은 높은데 가계 체감은 약한전형적인 불균형 양상을 보인 셈이다. 성장의 중심은 반도체를 포함한 IT 수출과 설비투자였고, 통계청 가계동향에서는 실질소득 개선이 미미했다. 이는 반도체·대기업 중심의 호황이 임금과 자영업 소득, 중산층 전반으로 충분히 확산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장 과실의 재분배 여부가 관건이다. 1분기 GDP 성장률만 놓고 보면 한국 경제는 뚜렷한 반등 국면에 들어선 듯 보이지만, 가계 실질소득과 분배지표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체감경기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민간소비의 지속성과 내수 회복은 결국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개선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2분기 이후에는 수출 중심 성장과 가계 소득 회복의 연결고리가 실제로 강화되는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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