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가 의사보다 돈 많이 벌것"… 의대불패 깨야 미래있다 [사설]
2026.05.31 17:57
최 회장은 "공대에 가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고, 물리학자나 화학자가 되는 것이 훨씬 더 윤택하고 좋은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점을 학교에서 더 많이 설명해야 한다"고도 했다. 전국의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국가 차원에서 심각한 인재 배분 왜곡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짚은 것이다.
최 회장의 발언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다. 흐름은 이미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엔지니어들이 파격적인 성과급을 받게 되자 반도체 관련 학과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의대 선호를 뜻하는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에 반도체를 더한 '의치한약수반도체', 나아가 하이닉스를 앞세운 '하의치한약수'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의대 열풍에 밀려 하락세를 보이던 영재학교 경쟁률이 최근 4년 새 최고치로 반등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반도체 호황과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공학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특정 산업의 일시적 호황만으로 의대 불패 신화를 깨기는 어렵다. 의대 쏠림은 단순한 탐욕이 아니라 수십 년간 이 사회가 쌓아 올린 불안의 응결체다. 그것을 해소하려면 이공계 인재에 대한 사회·경제적 보상 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 혁신적인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의사 이상의 존경과 보상을 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 패권 시대에 우수한 두뇌들이 의대로만 향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다. 인재들이 '역동적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길을 넓혀줘야 한다. 그것이 의대 불패라는 신화를 깨고, 국가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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