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연다] ① 왜 다시 원전인가
2026.05.31 14:58
경북 영덕과 경주, 대형 원전· SMR 유치 신청…울산 울주와 부산 기장과 경쟁 치열
영덕, 과거 천지원전 건설 후보지…부지적합성 검증과 부지 매입 완료,찬성률 86% '주민 수용성' 확보
경주, 원자력 생태계 전주기 갖춘 유일 지역…SMR 실증과 산업화 동시 가능한 최적지, 포항 철강산단 수소환원제철 전환 촉진 일석다조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은 대형 원전 2기,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후보 부지 유치 공모를 했다. 대형 원전은 경북 영덕군과 울산 울주군, SMR은 경북 경주시와 부산 기장군이 각각 신청해 치열한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6·3 지방선거가 끝나면 바로 유치 신청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 수용성을 확인하기 위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매일신문은 신규 원전 건설이 왜 필요한지, 경주시와 영덕군의 SMR과 대형원전 유치 전략, 경북도의 동해안 원전 인프라를 활용해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한 구상 등을 기획 시리즈로 살펴본다.
◆왜 다시 원전인가
이재명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추진 등으로 에너지 정책이 바뀐 배경은 불가피한 현실적인 이유에 기반한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성장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존 전력 공급 체계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는 간헐성 문제와 저장기술의 한계, 송전망 부족 등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11차 전기본은 2038년 최대 전력 수요를 129.3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 98.3GW보다 31.5% 증가한 수치다. 현재보다 1GW 규모 원전 30기 분량의 전력이 더 필요한 셈이다.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가 생기는 탓이다. 2038년 반도체 산업 하나가 쓰는 전력은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40%(16GW)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탄소중립과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동시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원전을 다시 선택했다. 또 이란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을 경험하면서 값싸고 안정적인 기저(기본) 전원 확보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원전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을 했다.
그렇다고 이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태양광·풍력 등 무탄소에너지 비중을 70%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결국 재생에너지냐, 원전이냐의 이분법이 아닌 두 전원을 동시에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로의 정책 변화다.
◆국내 원전 산업의 축, 경북 동해안
경북 동해안은 국내 원전산업의 핵심 축이다. 현재 우리나라 총 원전 32기 중 경북에 절반인 16기(운영 중 13기, 영구 정지 1기, 건설 중 2기)가 자리 잡고 있는 등 국내 최대 원전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운영 중인 26기 원전의 전력 생산량은 26.05GW이고, 이 중 경북의 13기 생산량은 12.80GW로 국내 생산량의 49.1%를 차지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동해안권의 원자력·철강·수소 산업을 잇는 '동해안 에너지·산업벨트'를 구축하기 위해서 현재 가동 중인 원전에 더해 영덕은 대형원전, 경주는 혁신형 i-SMR 후보지로 최적지라며 유치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전력 공급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덕은 2011년 천지원전이 신규 원전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8년 건설이 중단됐다. 당시 천지원전 건설 후보지는 부지적합성 검증을 마친 상태로, 60만6천812㎡(약 18만평)는 이미 한수원이 매입을 마친 상태로, 기반 시설과 송전망 등 대규모 발전 인프라 측면에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영덕군민 찬성률이 86.18%에 달해 원전 유치의 가장 큰 관건인 '주민 수용성'을 압도적으로 확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차세대 원전인 SMR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는 경주는 한수원 본사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SMR 국가산단, 월성원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수로해체기술원 등 원전 관련 연구개발·제조·운영·폐기물관리·해체까지 이어지는 원자력 전주기 생태계를 갖춘 유일한 곳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주가 SMR 실증과 산업화가 동시에 가능한 최적지로, SMR 1호기가 유치되면 인근 포항 철강산단의 수소환원제철 전환을 촉진해 탄소중립과 경북 동해안권의 지역 경제활성화, 국가 에너지 안보 확보 등 일석다조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전 관련 전문가들은 원전 확대 기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안전성과 투명성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쌓인 원전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원전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 제고와 상생구조 마련, 국가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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