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두 달 연속 美 주식 팔았지만 보유액은 역대 최대
2026.05.31 09:57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최근 두 달 연속으로 미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의 총 보관액(평가액)은 오히려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파르게 상승한 덕분이다.
◆ 두 달 연속 '팔자' 나섰지만…보관액 2000억 달러 돌파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5월 한 달간 미국 증시에서 총 9억 3,77만 달러(약 1조 416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4월(4억 6900만 달러 순매도)에 이어 두 달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한 것이다.
서학개미들이 두 달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5~6월 이후 1년 만이다.5월 말까지만 해도 순매도 규모는 14억 7,378만 달러에 달하며 10억 달러를 훌륭히 넘어섰다. 그러나 이달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9일 하루 동안에만 5억 3,401만 달러의 뭉칫돈이 다시 순매수로 유입되면서 최종 순매도 금액은 다소 줄어들었다.
이처럼 국내 증시 복귀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보관액(평가액)은 2036억 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두 달 전인 지난 3월 말(1541억 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30% 이상 급증한 수치다.
◆ 주가 폭등이 이끈 착시…마이크론·인텔 등 반도체 맹공
순매도세 속에서도 보관액이 이처럼 불어난 배경에는 미국 뉴욕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가 자리 잡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3월 31일 21,590.63에서 5월 29일 26,972.62로 두 달 만에 약 27%나 폭등했다.
서학개미들이 보유하고 있던 기존 주식들의 가치가 크게 뛴 셈이다.특히 서학개미들이 5월 한 달간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들의 상승세가 매서웠다.
서학개미는 5월 중 마이크론(5억 8543만 달러)과 인텔(4억 9651만 달러) 등 반도체주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알파벳(3억 5,819만 달러)이 순매수 3위를 기록했으며,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함께 담은 '라운드힐 메모리 ETF'가 3억 1,715만 달러로 4위에 랭크됐다.
아울러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정방향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속슬(SOXL)'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속슬은 월간 순매수 순위로는 14위에 그쳤으나, 5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9일 하루에만 마이크론보다 많은 4억 8,577만 달러의 매수세가 대거 몰리며 서학개미들의 강한 반도체 사랑을 증명했다.
◆ 보유액 1위는 여전히 테슬라…아이온큐 '이변'·팔란티어 '뚝'
서학개미들의 전체 미국 주식 보관금액 1위 자리는 여전히 테슬라(272억 달러)가 차지했다. 엔비디아(186억 달러)와 알파벳(93억 달러)이 각각 2위와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ETF'(50억 5000만 달러)와 '속슬(SOXL)'(48억 8000만 달러)은 각각 5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이번 달에는 상위권 종목 간의 지각변동이 두드러졌다.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양자컴퓨터 기업인 '아이온큐(IonQ)'다. 아이온큐는 보관액이 전월 말보다 17억 8천만 달러 급증한 58억 2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애플 등 쟁쟁한 빅테크 기업들을 제치고 기존 8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직전 달까지 서학개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4월 말 기준 보관액 47억 6천만 달러로 전체 4위에 올랐던 팔란티어는 한 달 새 보관액이 44억 2천만 달러로 줄어들며 순위 역시 10위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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