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하늘길엔 드론, 도로엔 로보택시…中 선전이 보여준 ‘현실이 된 미래’
2026.05.30 09:01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조용한 도시'.
통상 대도시는 환경소음이 필수 값이나 다름없다. 일례로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에서 유발되는 엔진·주행 소음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중국 내 손꼽히는 '첨단 도시' 선전은 일반적인 대도시 풍경과 사뭇 달랐다. 조용하고 깨끗하다. 지난 22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를 찾아 첨단 도시 면모를 살펴봤다.
지리, 비야디(BYD), 샤오펑, 광저우자동차그룹의 아이온 등.
선전 길거리에서 마주친 차량들이다. 더러 테슬라나 BMW 등 외산도 있었지만, 한국 기업의 차량은 전무한 수준이다. 대신 선전 거리를 점령한 건 위와 같은 중국 기업들의 차량이다. 지나가는 차량들의 뒷모습을 자세히 보면 번호판 색깔도 대개 두 종으로 나뉜다. 다수가 초록색, 그 외는 파란색이다.
현지 한 IT업체 관계자는 "초록색 번호판은 전기차, 파란색 번호판은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이다. 다른 지역은 전기차와 기름차의 비율이 반반 정도 된다고 들었는데, 선전은 70% 수준이 전기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량뿐 아니라 오토바이도 다 전기 기반이다. 그래서 도시 소음이 적은 편"이라면서, "무엇보다 내연기관 차량 이용이 줄어들면서 매연도 저감돼 하늘이 맑아졌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중심 도시의 풍경은 자율주행 차량에서 더욱 선명해졌다. 중국에서는 현재 자율주행기업 포니AI(Pony AI) 등의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돼 있다. 도로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중국의 SNS 플랫폼인 '위챗' 내 서드파티 기업들이 입점한 이른바 '위챗미니'를 통해 포니AI의 로보택시를 호출해 봤다.
◆ 유턴, 끼어들기까지 '사람이 운전하듯'
"온다 온다! 와 차선 바꾸는 거 봐. 운전석에 진짜 아무도 없어."
저 멀리서부터 로보택시가 모습을 드러내자 차량에 탑승할 동행자들이 일제히 감탄사를 내뱉었다. 탑승 위치에 멈춰선 로보택시에 바로 탑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스마트폰 앱을 일종의 운전장치처럼 사용해야 한다. 스마트폰 앱에서 '문 열기'를 눌러야 차량에 탑승할 수 있다.
착석 후에는 안내에 따라 안전벨트를 메고 스마트폰 인증 절차를 거친다. 마침내 도로를 달리기 시작한 로보택시. 조수석에 앉아 거침없이 돌아가는 핸들을 보자 연신 “믿기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다.
신호에 맞춰 멈추거나 출발하는 것은 물론, 유턴이나 차선 바꾸기, 끼어들기 등 실제 사람 운전자처럼 움직였다. 포니AI에 따르면 로보택시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능력을 보유했다. 레벨4는 운전자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단계다.
더러 사람 운전자보다 나은 순간도 있다. 급정거나 과속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차량 내 터치패드에서는 원하는 음악도 선택해 들을 수 있었다. 전기차 특유의 멀미를 느낄 새 없이 자율주행 기술과 콘텐츠에 감탄하는 사이 목적지에 닿았다.
운행거리 4km에 요금은 16위안. 한화로 약 3600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할인 쿠폰을 적용하니 1800원 수준까지 내려갔다. 2km 기준 일반 택시 기본요금이 10위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로보택시가 더 저렴한 셈이다.
◆ 하늘 길은 '첨단 반딧불이'의 무대
선전의 도로가 전기차의 무대라면 하늘 길은 드론이 오간다. 한국의 '배달의민족' 격인 플랫폼 메이퇀에서는 드론 음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 아무데서나 드론 배달을 요청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공원 등 일부 지정된 장소에서만 가능하다. 음식 종류도 협력을 맺은 외식 브랜드 가운데 고를 수 있다. KFC나 도미노피자, 차 브랜드 차지 등이 대표적이다. 선전베이공원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로 차지의 밀크티를 주문했다.
주문부터 수령까지는 약 1시간이 걸렸다. 하늘길을 이용하니 금세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드론 배차 시간이 길었다. 한 현지 교민은 "음식점에서 조리한 뒤 해당 음식을 드론 이륙 장소로 보낸다"며 "이후 드론이 배차되면 주문자가 있는 도착지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드론이 실제 비행한 시간은 달랐다. 배차가 완료되자 약 1.2km 거리를 단 3분 만에 날아왔다. 해질녘 음식 배달을 위해 하늘 위를 수놓은 드론 불빛은 마치 '첨단 반딧불이'를 연상케 했다. 수없이 공수교대하는 드론들은 메이퇀 드론 배달 장소에 닿자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착지한 뒤 배송 보관함에 물건을 내려놓았다.
이후 주문자는 도착 완료 문자를 받은 뒤 보관함에서 인증 절차를 거쳐 음식을 수령할 수 있다. 3분 걸려 날아온 드론 배송비는 10위안(약 1500원). 일반 라이더 배달(4~8위안)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는 수준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이곳에서 드론 배달은 놀라운 풍경은 아니다. 배차만 잘 되면 몇 분이면 도착하니 편리하다"면서도 "다만 지정 장소에서만 받을 수 있고, 음식이 도착하면 최대한 빨리 찾아가야 한다. 안 그러면 다음 드론이 물건을 내려놓지 못해 대기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전의 드론 실험은 음식 배달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육성 중인 미래 산업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다. 저고도 경제는 고도 1000m 이하 공역에서 유·무인 항공기를 활용한 경제 생태계를 뜻한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사람을 태우는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시험 비행에 나선 상태다. 향후 드론이 음식뿐 아니라 사람까지 실어나르는 '하늘 택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중국민용항공총국(CAAC)에 따르면 중국의 저고도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5000억위안에서 오는 2035년 약 3조5000억위안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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