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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파트, 서울 전세난 '소방수' 될까…"주거의 질 확보가 관건"

2026.05.31 08:31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 주택가. 2026.01.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정부가 서울 전세난 대책으로 수도권 비(非)아파트 공급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단기간에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의 이점을 살리되, 주거의 질도 함께 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2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비아파트 공급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내년까지 수도권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 주도로 매입임대주택 9만호를 공급하고, 특히 서울과 경기 규제지역에 이중 6만6000호를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도시형생활주택(도생) 규제를 풀어 민간의 비아파트 공급을 유도해 내년까지 4만1000호, 2030년까지 총 11만호를 짓는 계획도 제시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도시지역에 전용면적 85㎡ 이하, 300세대 미만으로 짓는 단지형 연립·다세대주택인데, 2030년까지 한시적으로 세대수와 층수를 키우고 주차장 설치 기준도 완화하는 것이다.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매입임대의 경우 LH의 토지확보 지원금의 토지비 비율을 80%까지 높이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 대출 보증도 확대한다. 도시형생활주택 주택기금 사업자대출 역시 전용 60㎡ 이하, 전용 60~85㎡에 대해 대출 한도를 높이고 금리를 낮췄다.

도심 공실 상가와 오피스를 원룸, 오피스텔로 용도전환해 2030년까지 3만3000호 이상 공급하고, 지식산업센터도 내년까지 한시로 오피스텔 전환을 허용하는 등 비주택 리모델링도 추진한다.

나아가 정부는 민간 업계에 비아파트 공급을 독려하면서 애로사항 해소에 나서고 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지난 27일 대한주택건설협회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사업자들과 정책 간담회를 열고 "주택 공급의 비상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규제 걸림돌을 신속히 풀어내고 건설자금 지원 확대와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 운영 등 지원은 더욱 두텁게 하겠다"고 말했다.

빌라(연립·다세대),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은 6개월에서 1년 사이 단기간에 지을 수 있어 착공부터 공급까지 3~5년이 걸리는 아파트보다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다.

비아파트 공급은 시장에 공급 신호를 줘서 심상치 않은 전셋값 오름세를 낮추는데는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5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25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6% 상승으로 전주(0.29%)보다 0.03%p 하락했지만, 매매가격 상승폭(0.25%)을 웃돌았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비아파트는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이 도심 내 직주근접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한다"며 "비아파트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전세 사기 우려를 공공 매입임대 사업이 해결함으로써, 수요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파트 선호와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을 넘어설 수 있도록 주거 여건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연구원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 정책 과제: 청년 주거 안정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가구에 대한 FGI 조사에서 비아파트 거주자는 ▲직주근접 ▲대중교통 접근성 ▲비용 대비 좋은 입지 등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지만, ▲주차공간 부족 ▲범죄 우려 ▲상가 등 거주지 주변 소음 등 생활 환경에서 만족도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비아파트는 가격과 접근성 때문에 결혼이나 자녀 양육 전 임시 거처로 인식되고, 한번 사들인 뒤에는 다시 팔고 나가기 어려워 주거 이행 경로에서 자가 보유를 꺼리게 된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연구책임자인 윤성진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아파트의 낮은 품질과 선호, 소유 기피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비아파트의 주거사다리 기능과 주거 대안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며 "비아파트 소유의 청약 제약 요소 완화, 공공매입임대의 확대와 함께 저층 주거지의 주거 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설치 지원, 빌라 관리사무소 설치와 단지형 공급·관리 기반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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