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부터 자동차도 ‘가성비 모델’… 고물가에 콧대 낮춘 美 기업들
2026.05.31 06:01
콜라 등 용량 줄인 제품 선보여
車 기업도 저가 제품 출시 계획
“박리다매로 수익성 지킬 듯"
이란 전쟁 여파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미국 대기업들이 저가형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식료품은 물론 자동차 같은 고가 제품까지 가격을 낮춘 제품군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미국 레스토랑 체인 애플비스(Applebee’s)는 지난 11일(현지시각)부터 매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15.99달러에 치킨윙·립렛·새우·감자튀김을 무제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패스트푸드 체인 KFC도 화요일에만 제공하던 10달러 치킨 버킷 행사를 평일 전체로 확대했다.
코카콜라는 일찍이 더 가늘고 저렴한 병에 담긴 탄산음료를 선보였고, 맥주 ‘사무엘 애덤스’ 등을 생산하는 보스턴비어는 10달러 이하 제품군을 확보하기 위해 16온스짜리 트위스티드 티 4캔 묶음 상품을 출시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타깃은 5달러짜리 장난감 상품군을 새롭게 선보였고, 월마트는 최근 7200개 품목의 가격을 인하했다. 월마트는 관세 환급금을 추가 가격 인하 재원으로 활용해 8명이 먹을 수 있는 햄버거와 핫도그, 빵 등 바비큐 재료를 1인당 5달러 이하에 구매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식음료 업계는 비용 증가분을 기업이 자체 부담하거나, 제품 용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붙잡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펩시코는 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지난 2월 치토스와 도리토스 등 스낵 가격을 최대 15%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WSJ는 “일부 가격 인하는 소매업체들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전략의 재활용”이라며 “소비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느낄 때 기업들은 제품 용량을 줄여 판매하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이 잇달아 저가형 제품 출시에 나선 것은 고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 커피부터 자동차까지 거의 모든 품목의 가격이 수년간 급등한 가운데, 이란 전쟁 여파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소비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자본 1달러당 가장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고객과 가격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분기 월마트 고객들의 평균 주유량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10갤런 아래로 떨어졌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가격 인하 전략은 자동차 같은 고가 제품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지프(Jeep)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향후 수년간 4만 달러 이하 신차 7종과 3만 달러 이하 신차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차 평균 가격이 약 5만 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약 100만 명의 소비자가 신차 시장에서 이탈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기업들은 판매 건당 수익성은 다소 낮아지더라도 판매량 증가를 통해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타깃의 카라 실베스터 최고상품책임자(CMO)는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20달러 이하, 특히 5달러와 10달러 제품을 늘린 장난감 부문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저가 화장품 브랜드 엘프 뷰티의 타랑 아민 CEO도 ‘헤일로 글로우 스킨 틴트’ 가격을 18달러에서 14달러로 낮춘 뒤 판매량이 36% 증가했다고 전했다.
커피 브랜드 파이어 디파트먼트 커피의 루크 슈나이더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는 이번 기회에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빵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