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은 지방선거가 아니다…차기 권력 전쟁의 시작
2026.05.31 06:00
6·3 지방선거 그리고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정당 내부의 권력 재편뿐만 아니라 조국, 한동훈과 같은 차기 대권 후보들이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나아가 보수와 진보 진영 전체의 재구성까지 연결되는 구조적 분기점이다.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여야 모두 내부 권력투쟁이 이미 시작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점이다.
과거 지방선거는 대체로 정권 평가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선거 이후의 당권 경쟁과 차기 대선 질서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정당 간의 대결인 동시에, 각 당 내부 세력 간 미래 권력투쟁의 성격을 함께 갖는다.
정계개편은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선거 결과가 특정 세력에게 명분을 주고, 다른 세력에게 책임을 묻는 순간 시작된다. 이번 6·3 선거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이번 선거의 핵심은 전체 승패가 아니다. 서울·부산·부산북갑·평택을, 이 네 지역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계재편의 주도권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의 민심과 당심 괴리, 보수 재편 압력
국민의힘 입장에서 핵심은 부산과 부산북갑이다. 부산은 단순한 광역단체장 선거가 아니다. 국민의힘 체제 전체의 정치적 정당성을 검증하는 지역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이는 단순한 지역 패배를 넘어 현재 국민의힘 지도체제 전체의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내란 논란과 불법계엄 비판에도 불구하고 다시 친윤 지도부가 구성된 것은 국민의힘 내부 당원 구조가 여전히 친윤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6·3 이후 전당대회에서도 유사하게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국민의힘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민심은 변화하고 있는데 당은 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내부 혁신에 성공하면 위기는 수습된다. 그러나 패배 이후에도 같은 권력구조가 반복된다면 위기는 분열로 전환된다.
부산북갑은 이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역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한동훈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으며 박민식은 하락세다. 즉 보수층 일부가 박민식에서 한동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실제 조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특히 조선일보·메트릭스 조사에서 보수층의 49%가 한동훈을 지지했고 박민식은 34%에 그쳤다. 이는 보수층 내부 중심축이 한동훈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중요한 것은 양자 가상대결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하정우 대 박민식은 격차가 유지되지만, 하정우 대 한동훈은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동훈이 단순한 제3후보가 아니라 보수 재편의 실제 흡인력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국민의힘이 부산에서 패배하고, 동시에 한동훈이 부산북갑에서 정치적 생존에 성공한다면 보수 재편 압력은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다. 친윤 지도부는 부산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반면 한동훈은 기존 국민의힘 체제 바깥에서 살아남은 정치인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 경우 보수는 더 이상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되기 어려워진다. 친윤 중심 국민의힘과 한동훈·오세훈·이준석 등 비윤·반윤 흐름이 경쟁하는 이중 보수 체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한동훈이 부산북갑에서 패배할 경우 보수 재편은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보수 표 분산으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는 구도가 형성될 경우, 친윤 지도부는 다시 "보수는 국민의힘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논리를 강화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방향 자체다. 부산에서 패배한 뒤에도 친윤 체제가 반복된다면 민심과 당심의 괴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보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분열형 재편 압력을 다시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선거 이후 시작되는 여권 권력 이원화
민주당의 경우는 양상이 다르다. 국민의힘이 분열형 재편 압력을 받는다면, 민주당은 내부 권력의 이원화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핵심 지역은 서울과 평택을이다. 서울은 민주당의 수도권 지배력과 정청래 지도부의 정치적 성과를 상징한다. 만약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정청래 체제는 강한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평택을은 조국의 정치적 복귀 가능성과 조국혁신당의 향후 위상을 결정하는 지역이다. 만약 조국이 살아남을 경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관계는 단순한 협력 단계를 넘어 권력 재편 문제로 이동하게 된다.
서울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고 평택을에서 조국이 승리할 경우, 정청래·친문·조국혁신당을 연결하는 흐름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청래 대표가 이미 제기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도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야권 통합이 아니다. 민주당 내부 권력 재편과 차기 대권 문제로 확대된다.
문제는 민주당의 승리가 곧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승리는 내부 권력투쟁을 더 선명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부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그 공은 정청래 지도부에 돌아간다. 정청래 체제가 강화되고 친문·조국혁신당과의 연대가 제도화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오히려 권력 분점 문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권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지만, 당 권력은 정청래·친문 연합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은 하나의 권력이 아니라 두 개의 권력이 병존하는 구조로 진입하게 된다. 정부는 현재 권력을 운영하고, 당은 차기 권력을 준비한다. 두 권력은 당장은 공존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는 2028년 총선 공천과 차기 대선 구도가 가까워질수록 충돌은 불가피해진다. 반대로 서울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서울 패배는 정청래 지도부 책임론으로 직결된다. 이 경우 김민석 등 친명계 또는 비정청래 흐름이 전당대회에서 강한 도전 명분을 얻게 된다.
6·3 이후, 진짜 정치가 시작된다
결국 이번 선거는 단순한 승패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은 민주당 당권의 향방을, 부산은 국민의힘 체제의 정당성을, 부산북갑은 보수 재편의 구심점을, 평택을은 조국과 친문의 복귀 가능성을 각각 시험하고 있다.
6·3 이후 한국 정치의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민주당은 권력 이원화 구조로, 보수는 분열형 재편 구조로 이동하며 진영 간 대결보다는 진영 내 경쟁과 갈등이 첨예해질 가능성이 높다. 선거는 결과로 끝나지 않는다. 중요한 선거일수록 결과 이후에 진짜 정치가 시작된다. 6·3이 바로 그런 선거다. 그래서 6·3은 지방선거가 아니다. 차기 권력질서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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