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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태의 타임머신] 신창원의 탈옥

2026.01.20 00:04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1997년 1월 20일 오전 3시 부산교도소 화장실 환풍구의 쇠창살 두 개가 끊어졌다. 우연히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죄수 신창원이 무려 2개월간 하루 20분씩 조용히 톱질을 한 결과였다. 이날을 위해 체중을 15㎏이나 감량한 신창원은 어렵잖게 좁은 창살 틈을 빠져나가, 땅을 파고 담을 넘어 탈옥에 성공했다.

신창원의 탈옥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군사독재 시절이 끝나고 민주화가 시작되었지만, 아직은 공권력이 촘촘하게 사회 구석구석에 작동하고 있던 시대였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쪽이 휴전선으로 막힌 사실상의 섬나라 대한민국에서 무려 907일이나 경찰에 잡히지 않고 신출귀몰하게 돌아다니는 탈옥수가 나타난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 하고 머리 한 번만 쓸어주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신창원은 본인이 삐뚤어지고 범죄자가 된 원인을 불우한 환경과 억압적인 교육에서 찾았다. 대리만족과 해방감을 느끼는 여론이 등장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 팬카페가 개설되고 체포될 때 입었던 옷(사진)이 품절되는 등 소위 ‘신창원 신드롬’이 일어났던 것도 마찬가지다.

공권력과 권위를 거부하며 반항적이고 저항적인 행위에 열광하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고, 그것이 신창원의 탈옥을 계기로 터져나왔던 것이다.

다시 붙잡힌 현재 신창원은 대전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감옥에서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소년범을 교화하는 상담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불우한 환경은 설명이 될 수는 있어도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공권력의 억압을 비판하는 것과 범죄를 저항으로 미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신창원 신드롬’은 끝났고 더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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