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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조챗] 김세의 8년의 흥망…'폭로 유튜버'는 어떻게 일어서고 무너졌나

2026.05.30 08:59

김세의 가세연 대표 /연합뉴스
한때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 시작되면 채팅창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정치인 이름이 등장했고, 유명 연예인 사생활이 오르내렸다. 방송이 채 끝나기도 전에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다. 의혹만으로 여론이 요동쳤고, 지목된 이들은 해명하기 바빴다. 콘텐츠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렸지만, 파급력만큼은 부인하기 어려웠다.

가세연은 그렇게 한국 유튜브 생태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이슈메이커로 군림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세의 대표가 있었다.

정치권과 재계, 연예계를 가리지 않고 폭로를 이어오던 김 대표가 지난 26일 구속됐다. 혐의는 배우 김수현 씨와 고(故) 김새론 씨 관련 허위사실 유포 등이다.

김 대표의 구속을 계기로 가세연이 우리 사회에 남긴 논란과 상처, 그 궤적을 짚어봤다.

■ 가세연은 어떻게 거대 채널이 됐나
'가로세로연구소' 채널 캡처
김세의 대표는 원래 MBC 기자였다. 사회부와 연예 분야 등을 취재하며 현장을 누비다 유튜브로 무대를 옮겼다.

그는 2018년 강용석 변호사, 연예부 기자 출신 고(故) 김용호 씨와 함께 가세연을 출범시킨 뒤, 정치, 사회, 연예계를 넘나드는 폭로 콘텐츠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워갔다.

하지만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내부 갈등과 각종 논란 속에 창립 멤버들은 차례로 흩어졌고, 최근 수년간 가세연은 사실상 김세의 대표 중심 체제로 운영돼 왔다.

초창기 가세연은 수많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

채널의 운명을 바꾼 건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였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사모펀드 논란으로 사회적 갈등이 격화되던 당시, 가세연은 관련 의혹을 연일 집중 조명했다.

기존 언론보다 훨씬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을 앞세웠고, 정치권과 언론에 불신을 품고 있던 보수 성향 시청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성장은 숫자로도 확인됐다.

가세연은 2020년과 2021년 전 세계 유튜브 슈퍼챗 수익 상위권에 잇달아 이름을 올렸고, 일부 시기에는 세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치적 진영 논리와 후원 문화가 결합하며 하나의 견고한 '팬덤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이다.

■ 팩트 없는 낙인 찍기… 폭로 타깃은 누구였나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가수 김건모, 배우 한예슬, 유튜버 쯔양, 배우 고(故) 이선균, 방송인 박수홍
정치 이슈로 몸집을 불린 가세연은 점차 연예계와 유명인 사생활 영역으로 칼날을 확장했다. 타깃의 범위가 넓어진 만큼 폭로의 자극성도 가팔라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가수 김건모 씨 사건이다.

2019년 가세연은 김 씨가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여성 종업원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파장은 상당했다. 김 씨는 사실상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 당했고, 이름 뒤에는 낙인이 찍혔다. 2년 뒤 검찰에서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누명을 벗었지만, 이 과정에서 결혼 3년 만에 이혼하며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배우 한예슬 씨 역시 집중 타깃이 됐다.

가세연은 한 씨의 남자친구가 과거 유흥업소 접객원으로 일했으며 이른바 '제비 생활'을 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또 한 씨를 '버닝썬 마약 여배우'로 지목하는 주장과 재벌가 관련 루머 등도 방송했다. 이에 대해 한 씨는 남자친구의 과거 가라오케 근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가세연이 제기한 상당수 의혹에 대해선 반박했다. 이후 법적 대응에도 나섰지만, 김용호 씨가 사망하면서 관련 형사 절차는 사실상 종결됐다.

방송인 박수홍 씨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박 씨가 친형 부부와 횡령 문제로 법적 공방을 벌이던 와중, 가세연은 박 씨의 23세 연하 여자친구가 재산을 노리고 접근했다는 취지의 주장과 각종 사생활 의혹을 방송했다. 박 씨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후 법원은 친형의 횡령 혐의를 일부 인정했지만, 가세연이 제기했던 박 씨 부부의 사생활 의혹은 끝내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배우 고(故) 이선균 씨 사건 역시 논란을 남겼다.

마약 투약 혐의 수사 과정에서 사적인 통화 녹취록 등이 온라인에 유출되자, 가세연은 이를 자극적으로 재구성한 방송을 이어갔다. 이후 이 씨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수사 정보 유출 행태와 가학적인 사생활 폭로에 대한 대중적 공분이 일었다. 해당 사안과 폭로 사이의 법적 인과관계가 명백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미디어 업계에 심각한 '폭로 윤리' 논쟁을 남겼다.

'먹방 유튜버' 쯔양 역시 가세연의 레이더를 피하지 못했다.

가세연은 쯔양의 과거 유흥업소 근무 이력과 전 남자친구 관련 사생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그러나 검찰은 가세연이 허위 사실을 반복 유포하고 스토킹성 괴롭힘을 가했다고 판단, 김세의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 재판은 현재 진행 중으로, 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 "고(故) 김새론 음성 조작"…김세의, 결국 '구속'
지난해 5월 배우 김수현이 미성년자였던 고(故)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수많은 고소·고발에도 폭로를 멈추지 않던 김 대표가 구속된 결정적 계기는 배우 김수현 씨와 고(故) 김새론 씨를 둘러싼 의혹 제기였다.

지난해 3월 가세연은 김수현 씨가 미성년자였던 김새론 씨와 교제했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생전 채무 압박 의혹을 방송했다. 김수현 씨 측은 교제 시점은 성인이 된 이후였고, 채무 압박 의혹 역시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양측은 사진, 문자메시지, 녹취록 등을 산발적으로 공개하며 진흙탕 공방을 벌였다.

수사기관이 집중한 건 폭로된 녹취 파일의 위·변조 여부였다.

AI를 활용한 '딥보이스(음성 조작)'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수사기관은 김 대표가 악의적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 300억대 소송 부메랑…아파트·계좌도 묶여
김세의 가세연 대표 /'가로세로연구소' 채널 캡처
이번 구속은 단순 형사 처벌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민사 분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 이후 글로벌 톱배우로 자리 잡은 김수현 씨 측은 광고 취소와 브랜드 가치 하락, 해외 활동 차질 등 '영업적 손실'을 정조준했다.

소송 규모도 기존 120억 원에서 최대 300억 원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격권 침해를 넘어 이미지 실추로 인한 사업적 타격을 명확히 산정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법원은 김 대표 소유의 압구정 및 서초 아파트, 가세연 후원 계좌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이미 인용했다. 판결 전 재산 은닉을 막기 위한 강제집행 사전 단계에 착수한 셈이다.

다만 해당 부동산에 금융권의 선순위 근저당이 다수 설정돼 있어,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실제 금액을 회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허위 사실로 가족이 고통받았다고 호소한 소재원 작가(영화 '소원', '터널' 원작자) 역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피해자들의 추가 소송도 잇따르고 있어, 김세의 대표가 마주한 법적·경제적 압박은 갈수록 가중될 전망이다.

■ 그가 폭로를 멈추지 않았던 진짜 이유
현재 '가로세로연구소'에 올라와 있는 콘텐츠 제작물. 자극적인 제목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김세의 대표는 왜 이런 방식의 폭로를 반복했을까.

전문가들은 타인의 불행을 즉시 쟁점화해 수익을 올리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기형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사이버 렉카'는 교통사고가 나면 사설 견인차(렉카)들이 신호조차 무시한 채 난폭운전으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행태에서 유래한 말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대형 스캔들이나 사건·사고가 터지면,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자극적인 루머를 싣고 무차별 질주하는 유튜버들의 모습이 꼭 사설 견인차를 닮았다는 데서 붙은 비유다. 견인차가 사고 현장을 선점해야 돈을 벌듯, 이들 역시 남보다 한발 앞서 더 자극적인 폭로를 던져야 트래픽을 독점할 수 있다.

실제로 가세연은 전성기 시절 세계 슈퍼챗 수익 1위를 기록할 만큼 막대한 부를 쌓았다. 의혹 제기와 반박, 추가 폭로가 꼬리를 물수록 시청자와 후원금은 오히려 급증했다. 자신들을 향한 비판 여론조차 또 다른 조회수 장사의 소재로 소비하는 구조 속에서, 그의 폭로 질주는 브레이크 없이 가팔라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 루머는 순간, 입증은 수년…"처벌 강화해야"
대법원 전경
문제는 디지털 폭로의 속도와 사법 절차의 시차다.

루머는 몇 시간 만에 기정사실화 되지만, 법정에서 무죄를 증명하는 데는 수년이 걸린다. 훗날 결백이 밝혀져도 이미 명예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다. 법원의 손해배상액 역시 실제 피해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렉카 범죄'에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범죄 수익 환수 등 강력한 패널티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 위축을 우려하지만, 전문가들은 공익성과 신빙성, 반론권 보장 여부를 종합해 악성 폭로를 걸러낼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자극적 콘텐츠로 트래픽 장사를 하면서 정작 피해가 터지면 숨어버리는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의 '방조 책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허위 영상 유포를 부추긴 알고리즘의 책임과 플랫폼 차원의 신속한 조치 의무에 대한 규제 논의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 가세연의 향방, 그리고 남겨진 과제
위:'가로세로연구소' 채널 캡처, 아래:유튜브 로고 캡처
현재 가세연 채널은 수장의 부재 속에서도 외부 패널들을 전면에 내세워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도 '나라 망친 불륜남', '베트남 성상납 의혹' 등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들을 잇달아 업로드하며, 여전히 수십만 명의 구독자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장 구속과 내부 경영권 분쟁으로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세연과 갈등을 빚었던 유튜버 '장사의 신' 은현장 씨가 최근 가세연 지분 50% 보유 사실을 공표하며, 대표이사직 확보 등 경영권 행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은 씨의 경영권 인수가 채널의 콘텐츠 방향성과 기존 콘크리트 팬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가 향후 가세연의 존폐를 가를 핵심 포인트다.

김 대표는 구속됐지만 사태가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다.

김 대표 측이 공소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데다, 배우 김수현 씨 측과의 대규모 민사 소송과 쯔양 사건 재판 등 첩첩산중의 법적 장기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진실을 가려내기 위한 지난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그간의 폭로가 남긴 유무형의 피해와 사회적 파장은 계속해서 불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김 대표의 구속은 우리 사회 전체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 법정의 심판대에 오른 것은 김세의라는 인물 개인의 유무죄만이 아니다. 지난 8년간 확인되지 않은 날 것의 의혹과 가학적인 폭로를 무비판적으로 소비하고 조장해 온 기형적인 유튜브 생태계 전체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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