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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견제에도 굳건…美 주택 임대 괴물 [미장 보석주]

2026.01.18 08:56

(37) 인비테이션홈스(INVH)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거비 부담 완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감당 가능한 생활비(affordability)’ 문제가 미국 내 최대 민생 현안으로 떠오르자, 이를 겨냥한 정치적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대형 기관투자자의 추가적인 단독주택 매입을 즉시 금지하는 조처에 착수하겠다”며 “이를 법제화하도록 의회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1월 19일 열리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 2026)에서 구체적인 정책 구상을 공개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트럼프 발언 직후 주요 리츠(REITs) 주식을 향한 불안감이 고조된다. 특히 미국 최대 단독주택 임대 리츠 인비테이션홈스 주가는 하락세를 띤다. 1월 6일 28달러였던 주가는 트럼프의 발언 직후 6% 급락했다. 이후 횡보 상태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미즈호는 인비테이션홈스 목표주가를 기존 30달러에서 27달러로 10% 내려 잡았다. 투자의견도 매수(Outperform)에서 보유(Neutral)로 낮췄다. 핸델 세인트 저스트(Haendel Emmanuel St. Juste)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합법성과 집행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해당 정책 제안은 SFR(단독주택 임대) 섹터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전망에 명확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장 불안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① 인비테이션홈스의 기존 매입 주택 규모를 고려하면 타격이 크지 않다는 점 ② 시행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에서다. 호야캐피탈은 투자 전문 매체 씨킹알파(Seeking Alpha)에 기재한 글에서 “실제 법제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주택 부족의 근본 원인이 공급 부족인 만큼 정책 이슈로 인한 (인비테이션홈스) 투매는 매수 기회”라고 설명했다.





선구매 주택 활용 임대 사업

부동산 8.6만개…97% 임대

인비테이션홈스는 주택을 매입해 되팔아 ‘차익 실현’하는 기업이 아니다. 일부 주택을 매각하기도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미 확보한 단독주택을 장기 보유하며 임대료를 받는 사업 구조가 핵심 수익원이다. 인비테이션홈스는 2025년 3분기 기준 미국 내 8만6139개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특히 임대 수요가 높은 서부(3만623개)와 플로리다(2만6834개) 지역에 몰려 있다. 비중으로 따지면 66.7%에 달한다.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임대료도 비싼 편이다. 인비테이션홈스의 평균 임대료(한 달 거주 기준)는 2025년 3분기 2383달러다. 서부와 플로리다는 각각 2622달러, 2548달러다. 인비테이션홈스가 서부와 플로리다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배경이다.

평균 점유율(Average Occupancy)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2025년 3분기 기준 97%를 유지 중이다. 보유 중인 8만6139개 부동산 중 8만3554개가 임차인을 구해 임대료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지표는 미국 주택 시장의 구조적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김다은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주택 시장을 두고 “누적된 공급 부족 등으로 주택 구입에 필요한 연소득이 급증한 반면, 임차에 필요한 연소득은 상승폭이 제한돼 매매 대비 임차의 경제성 우위가 부각되는 국면”이라며 “금리·세금·보험 등 총부담을 감안할 때 임차 전환 유인이 강화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매매 대신 임차를 선택할 경우 월 900~1000달러 수준의 현금흐름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주택을 소유하기보다 임차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지인 셈이다.

2026년 주택 시장은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당분간 구매 부담이 여전히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택 시장은 2026년을 기점으로 주택 공급이 증가하긴 하겠지만, 누적된 공급 부족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인비테이션홈스도 이를 강조한다. 달라스 태너 인비테이션홈스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전반적인 주택 구매력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태다. 거래 활동은 다소 위축돼 있다. 주택 소유자의 70%가 여전히 5% 미만의 모기지 금리에 묶여 있기 때문”이라며 “주택 소유의 총 월비용은 유사한 주택을 임대하는 비용보다 더 비싼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비테이션홈스는 재계약(갱신) 실적 개선을 근거로 제시했다. 인비테이션홈스의 갱신 비중은 75~80% 수준이다. 임대 부동산 10개 중 7~8개가 재계약한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갱신 임대료가 크게 올랐다. 달라스 태너 CEO는 “3분기 기준 동일 부동산의 갱신 임대료가 4.5% 증가했다”며 “평균 거주 기간도 업계 최고 수준인 41개월로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표들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인비테이션홈스가 기존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4.5% 올려도 대부분 그대로 살 만큼 임차 수요가 강세라는 점이다.



정책 시행 여부·방향성 촉각

‘빌드 투 렌트’ 제한 가능성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 규제 구상이 시행될 경우 인비테이션홈스의 중장기 성장엔 악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새로운 성장 축으로 꼽히는 빌드 투 렌트(BTR) 사업까지 규제에 포함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BTR은 단독주택 등을 매입해 다시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싱글패밀리렌털(SFR)과 달리 처음부터 임대 목적을 갖고 개발된 주거단지다. 다양한 커뮤니티 센터와 서비스를 갖춘 게 특징이다. 그간 인비테이션홈스는 SFR 사업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최근에는 BTR 매입에 힘 쏟고 있다. 달라스 태너 CEO는 2025년 11월 간담회에서 “3년 전만 해도 보유 중인 BTR 주택이 1000채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8000채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BTR이 기존 주택 매입과 동일 선상에서 규제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BTR은 신규 임대주택 공급을 전제로 한 사업이다. 주택난 해소와 건설 투자 확대라는 트럼프 정책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가 언급한 규제의 핵심 타깃이 기존 주택을 매집하는 기관투자자에 맞춰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BTR은 규제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정책이 현실화되더라도 단기간에 가시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방향성을 제시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제 입법까지는 의회 논의와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절차가 남아 있다. 과거에도 주택·부동산 관련 규제는 주별·지역별로 엇갈린 적용을 받아온 만큼, 단기간에 일괄적으로 시행되기는 쉽지 않다. 이에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트럼프 발언 이후 내놓은 인비테이션홈스 신용등급 관련 코멘트에서 “기관 투자자의 단독주택 취득 제한이 법제화되면 외형 성장 경로가 좁혀질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법안이 공개되지 않았고 단기간에 제한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안정적 임대 수익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임을 제시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4호 (2026.01.21~01.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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