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골수성백혈병, ‘유전자 특성’ 맞춰 재발 발생률 낮추다 [건강한겨레]
2026.05.30 05:02
재발 위험 크게 높은 ‘FLT3-ITD’ 변이
새 치료제 ‘퀴자티닙’ 등장에 변화 맞아
‘유도·공고·유지요법’ 등 함께 적용하면서
맞춤 유전자 진단으로 예후 개선 기대
매년 5월28일은 세계 최대 규모의 줄기세포 기증자 등록 기관인 독일의 골수기증자 등록국(DKMS)이 제정한 ‘세계 혈액암의 날’이다. 혈액암은 혈액 성분을 만드는 ‘조혈모세포’에서 유전자 변이나 과도한 세포 증식이 일어나 생기는 암이다. 급성 및 만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이 포함된다. 각 암종마다 치료 전략이 상이하고 복잡하며, 각 환자에 맞춘 정밀의학적 접근도 필요하다.
그중 성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백혈병 종류인 ‘급성골수성백혈병’(AML)은 골수에서 백혈구 세포가 빠르게 늘어나는 병이다. 질환명에서 알 수 있듯 질환의 진행 속도가 빠른데다 빈혈, 출혈, 감염 등의 합병증도 빈번해 빠른 치료 개입과 합병증 및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후속 관리가 중요하다.
국내에선 매년 약 2천 명의 환자가 새롭게 진단되며, 환자별로 유전자 특성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AML 치료에서 중요하게 보는 유전자 변이 중 하나는 ‘FLT3’의 변이이다. 혈액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조절하는 제어기 역할을 하기에,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백혈병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병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안재숙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AML은 유전자 특성에 따라 최신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라며 “특히, FLT3 변이 중에서도 AML 환자 약 4명 중 1명에서 발견되는 ‘FLT3-ITD’ 변이는 재발 위험이 높고 진행도 빨라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편이라 진단 초기 FLT3 변이 여부와 유형을 확인해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중 내부 탠덤 중복(ITD)은 유전자 코드의 특정 짧은 구간이 복사되어, 마치 실수로 단어를 두 번 연속 입력한 것처럼 본래 자리에 그대로 덧붙어 반복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반적인 AML 치료 전략은 초기에 강도 높은 항암치료로 암세포를 최대한 줄이는 ‘관해유도요법’에서 시작한다. 완전 관해에 도달한 이후엔 재발 방지와 완치를 목표로 추가 치료인 ‘공고요법’을 진행한다.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라면 이에 앞서 관해 상태를 오래 유지하기 위한 별도 ‘유지요법’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대표적으로 FLT3-ITD 변이 환자가 이에 해당한다. 기존의 표적 항암제인 FLT3 억제제와 항암화학제를 병용해 치료한 결과를 분석한 연구에서 2년 누적 재발률은 약 40%에 달하는데, 그중 상당수(77.4%)가 FLT3-ITD 양성 환자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FLT3-ITD 양성 환자는 기존보다 더욱 정밀한 표적 치료제가 필요했는데 최근 2세대 FLT3 억제제가 개발돼 국내에서도 신약 허가를 받으며 이 환자들에 대한 치료 환경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FLT3-ITD 변이를 선택적으로 겨냥하도록 개발된 2세대 FLT3 억제제인 퀴자티닙(상품명 반플리타)은 현재로선 새로 진단된 FLT3-ITD 변이 양성 성인 AML 환자에게는 유도·공고·유지요법까지 가능한 유일한 치료제다. 임상연구에서 위약군 대비 사망 위험이 22% 감소했고 관해 유지 기간도 3배 이상 연장됐다. 재발 위험은 위약군보다 더 낮았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도 표준치료 전략으로 권고하고 있다.
안재숙 교수는 “FLT3-ITD 변이는 재발 위험이 높은 만큼 초기 치료 이후에도 재발을 줄이는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며 “FLT3-ITD 변이만을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치료제(퀴자티닙)의 등장으로 초기 치료부터 유지요법까지 적용 가능한 대안이 마련된 만큼 정확한 유전자 진단에 따른 맞춤 치료로 FLT3-ITD 변이 양성 AML 환자들의 예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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