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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다른 합의안 논의?…트럼프, 이란 휴전안 최종 결정 유보

2026.05.30 09:44

핵·호르무즈 이견 여전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회의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참석한 더그 버검 내무장관(왼쪽부터),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이란과의 휴전 60일 연장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 합의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백악관 상황실에서 참모들과 회의했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고위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회의에서 합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상황실 회의 지속 시간 및 결론’을 묻는 한겨레 질의에 “상황실 회의는 약 2시간 만에 종료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이익이 되고 자신의 레드라인을 충족하는 합의만 할 것이며,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쟁점은 호르무즈해협 재개방과 이란 핵 프로그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핵무기 개발 포기를 약속하고, 호르무즈해협을 즉각 개방하며, 미국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발굴해 폐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은 핵 문제가 현재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 협상은 전쟁 종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핵 문제는 포함하지 않는다”며 “이란과 미국 사이의 메시지 교환은 계속되고 있지만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한 남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호르무즈해협을 묘사한 대형 반미 광고판 앞에서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문제에서도 양쪽의 설명은 엇갈린다. 미국 쪽 이해에 따르면 해협은 즉시 개방되지만, 미국의 해상 봉쇄는 이란이 전쟁 전 수준의 선박 통행을 얼마나 회복시키는지에 따라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반면 이란 쪽 설명에 따르면 미국의 해상 봉쇄가 30일 안에 해제되고,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허용된다. 뉴욕타임스는 파키스탄과 카타르를 통한 간접 협상 방식의 특성상 양쪽이 애초부터 서로 다른 버전의 합의안을 두고 협상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해협 관리권 문제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 관리는 이란과 오만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오만 외무장관과 통화해 호르무즈해협의 “미래 관리”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해협 통행 선박에 일정한 서비스 수수료나 관리 체계를 적용할 권리를 주장해온 반면, 미국은 통행료 없는 자유항행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적 완화 방식도 민감한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돈은 오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잠정 합의안에 이란을 위한 “전후 투자 펀드 또는 재건 프로그램” 구상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쪽 당국자와 협상 내용을 아는 외교관들이 그 규모를 3000억달러(약 452조원)로 언급했지만 다른 중재 관련 당국자들은 금액을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일부 외교관들은 미국이 직접 자금을 투입하기보다는 걸프 아랍 국가들을 통한 투자 펀드 조성을 돕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대이란 현금 지급을 맹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우회책으로 풀이된다. 3000억 달러는 앞서 이란이 미국의 폭격 피해에 대한 전쟁 배상금 명목으로 요구했던 액수(3000억~1조 달러)의 최소치와 비슷하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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