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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가지고 놀았을 뿐인데 눈이 안보여”… 13세女에 무슨 일이?

2026.05.30 13:06

장난감처럼 사용한 레이저 포인터로, 황반 손상된 10대 여아 사례 보고…시력 회복됐지만 망막 손상은 남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레이저 포인터가 어린이의 시력을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보고됐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우측 하단 사진=큐레우스(Cureus)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레이저 포인터가 어린이의 시력을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고출력 제품은 짧은 노출만으로 눈에 손상을 남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벨기에 생뤼크 대학병원 의료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갑작스러운 시야 이상으로 응급 안과 진료를 받은 13세 여아의 사례를 보고했다. 아이는 스페인 여행 중 선물로 받은 녹색 레이저 포인터를 가지고 논 직후 시력 저하와 암점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암점은 시야 일부가 검게 가려져 보이거나 비어 보이는 증상이다.

아이가 사용한 제품은 중국산 비인증 레이저 포인터로, 출력은 100mW에 달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아이는 레이저를 거울에 반복적으로 비춰 반사광이 얼굴과 눈으로 향하도록 했으며, 정확한 노출 횟수나 시간은 기억하지 못했다. 당시 통증이나 불편감은 호소하지 않았다.

이후 아이는 오른쪽 눈 중심부가 흐리게 보이고 글을 읽기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검사 결과 오른쪽 눈 황반 중심부에서 약 0.45mm 크기의 노란색 병변이 발견됐다. 왼쪽 눈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관찰됐으나 정도는 경미했다.

망막 단층촬영(OCT)에서는 오른쪽 눈 황반의 광수용체 일부가 손상된 모습이 확인됐다. 특히 시세포 기능과 밀접한 타원체 구역(ellipsoid zone)이 끊어진 소견이 나타났는데, 이는 레이저로 인한 황반병증에서 흔히 관찰되는 특징적인 변화다.

의료진은 최근 고출력 레이저에 노출된 점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레이저 유발 황반병증으로 진단했다. 염증이나 출혈, 신생혈관 등의 합병증은 확인되지 않아 별도의 약물치료 없이 경과를 정기 추적 관찰하는 보존적 치료가 이뤄졌다.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추가적인 레이저 노출을 피하도록 교육했다.

다행히 경과는 비교적 양호했다. 한 달 뒤에는 암점이 줄어들고 오른쪽 눈의 시력도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3개월 후에는 정상 수준까지 회복됐다. 다만 OCT 검사에서는 망막 바깥층 손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가 레이저 포인터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실제 시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기기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녹색 레이저는 붉은색 레이저보다 망막 색소층에 더 강하게 흡수돼 손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고출력 제품 상당수가 온라인이나 비공식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 쉽게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표기된 것보다 실제 출력이 훨씬 높은 경우도 적지 않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진은 어린이나 청소년이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장난감처럼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국내서도 안전기준 강화, 고출력 제품 주의 필요

국내에서도 레이저 포인터 등 휴대용 레이저용품은 안전관리 대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22년 '휴대용 레이저용품 안전기준'을 개정해 레이저 포인터뿐 아니라 거리측정기, 레저용품, 사무용품 등 휴대용 레이저 생활용품 전반으로 안전확인 대상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관련 제품은 출고·통관 전에 시험기관의 안전성 평가와 안전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제품에는 KC 마크와 레이저 등급,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표시해야 한다.

국내에서 안전확인 대상 휴대용 레이저용품은 국제 기준에 따라 1mW 이하 수준으로 관리된다. 반면 이번 사례에 사용된 100mW 녹색 레이저는 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고출력 제품으로, 눈에 직접 또는 반사광 형태로 노출될 경우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국내에서도 안전기준을 초과한 제품이 적발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 시중 레이저포인터 6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5개가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은 짧은 노출만으로도 눈과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3B등급 수준의 고출력이었으며, 등급 표시가 없거나 실제와 다르게 표시된 사례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레이저 빛을 사람의 눈이나 얼굴에 직접 비추지 말고, 거울이나 유리, 금속처럼 반사되는 물체를 향해 조사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어린이가 장난감처럼 사용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관리하고, 온라인 구매 시 KC 마크와 안전 표시사항을 반드시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레이저 포인터를 잠깐 눈에 비춘 것만으로도 시력이 손상될 수 있나요?
A. 고출력 레이저의 경우 짧은 노출만으로도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녹색 레이저는 망막 색소층에 에너지가 잘 흡수돼 손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Q2. 레이저로 인한 황반 손상은 치료가 가능한가요?
A.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다. 이번 사례에서는 약물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한 결과 시력이 회복됐지만, OCT 검사에서는 망막 손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일부 환자에서는 영구적인 시력 저하가 남을 수도 있다.

Q3. 안전한 레이저 포인터를 고르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KC 마크와 레이저 등급, 사용상 주의사항 표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출력 정보가 없거나 비정상적으로 강한 제품은 사용하지 말고, 어린이가 장난감처럼 사용하지 않도록 보호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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