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생기고 카페 북적…15만원이 깨운 경제순환
2026.05.30 08:01
읍·면 소매점 매출 증대 눈길
지역소멸 막고 돌봄역할 톡톡
5월28일 전북 순창군 유등면에 있는 ‘순창곳간’을 소개하는 이윤택 대표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순창곳간은 유등면 주민으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운영하는 정육점이다. 지역농가가 생산한 돼지고기·쇠고기·달걀 등을 판매한다. 최근엔 가공식품 매대도 갖추면서 동네 대표 식료품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등면 인구는 1000여명으로 순창의 11개 읍·면 가운데 가장 적다. 그렇다보니 면 내 소비가 잘 이뤄지지 않아 식당·슈퍼 등 소매점이 줄었고 주민들은 읍을 기반으로 생활권을 형성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면 단위 지역경제 침체를 가져오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이런 고리를 끊었다. 인구가 늘고 소비가 활발해졌다. 새로운 매장이 생기면서 주민 생활편의도 개선되고 있다.
순창곳간도 기본소득이 도입된 이후 문을 열었다. 3월 개장과 동시에 가맹점이 되자 손님이 몰려들고 있다. 하루 평균 매출이 150만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월 15만원의 기본소득이 지급된 후로 주민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진 덕분”이라면서 “육류 가운데 쇠고기가 가장 먼저 동난다”라고 밝혔다.
2023년 문을 연 유등카페는 기본소득 사용처가 되면서 돌봄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어르신 손님이 늘고 자연스레 주민 사이도 돈독해졌다. 카페 매니저 이순자씨는 “그간 자주 보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수시로 찾으면서 카페가 동네 사랑방이 됐다”고 했다. 매출이 종전보다 10% 넘게 증가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처럼 편의시설이 늘어난 데는 기본소득과 함께 사회경제연대조직의 역할이 컸다. 주민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본소득 가맹점을 설립해 경제·복지·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군도 기본소득 도입에 발맞춰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38곳이었던 사회경제연대조직은 올 4월말 53곳으로 늘었다. 조광희 순창군 부군수는 “사회경제연대조직이 늘면서 일자리도 생겨나 지역에 활기가 돈다”며 “앞으로도 주민 공동체가 활발히 구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의 변화가 가시화되면서 기본소득 사업 확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따라붙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경북 영양, 전남 신안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으로 재원을 충당하고, 일부 지역에서 자체 사업을 확장해 자립 기반을 만들고 있다”고 전망을 밝혔다. 이어 “기본소득이 이제까지 따로따로 돌아갔던 지역소멸 극복,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돌봄까지 수행하고 있다”며 “발상을 바꾸면 재원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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