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해안 빈민가에 발생한 대형 화재에 맞서 주민들이 양동이 등으로 불을 끄고 있다. 삶의 터전을 모두 불태우는 재앙은 이곳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합판이나 양철 등 값싼 가연성 소재로 지어진 가옥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건조한 여름철만 되면 대형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 구조 탓에 화재 대응은 모두 주민들의 몫이고, 결국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불태운 이후에야 화재가 끝난다. 가난이 삶의 환경을 피폐하게 만들고, 그런 환경에서 재앙은 일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