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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헌법 공부 끝나니 이번엔 초과이윤 논쟁

2026.05.30 08:08

색깔론 씌우기는 생산적인 공론 형성에 도움 안 돼
초과이윤 '사회적 연대' 기준 설정에 대한 합의 필요


AI 반도체(P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의 해제 결의, 탄핵 소추, 내란 재판 등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법적인 쟁점들이 불거지자 국민들은 헌법을 펼쳐 공부에 나섰다.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쿠데타 이후 5·18 광주민주항쟁과 군사독재정권 등장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격변 이후 40여년 만에 마주한 내란 사태 속에서 지난해 상반기 헌법 관련 도서가 전년 동기에 비해 10배를 훌쩍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삼성전자 임협 잠정합의안 가결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 투표에서 70%를 넘기는 찬성률로 가결됐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27일 오전 10시 마감한 잠정합의안 투표 결과 찬성 73.7%(4만6천142명)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 규약에 따라 투표권자 과반이 참여해 과반이 찬성하면서 잠정합의안은 최종 확정됐다.
사진은 27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2026.5.27 xanadu@yna.co.kr


헌법 공부를 겨우 마치는가 싶은 시점에 또 다른 숙제가 던져졌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반도체 특수에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이익을 내자 두 회사의 노동조합은 유례없는 '영업이익 N%'의 성과급을 관철해 초과이윤 사회적 배분 논란에 불을 댕겼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국민배당금'을 언급했다가 반발이 일자 기업의 초과이윤 배당이 아닌 초과세수 배분에 대한 고민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사회적연대임금' 해법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은 '향후 공론화 과제'로 넘겼다.

이처럼 삼전닉스발 초과이윤 문제가 사회적 핫이슈로 떠오르자 이제는 경제학을 공부해야 할 판이다. '기업에 초과이윤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할 수 있나'부터 '기업의 이윤 배분에 정부가 간섭하는 것이 맞나' 등 다양한 질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최대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에도 초과이윤은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빼고도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경제학에서 통용되는 개념이다. 이 경우 경쟁이 치열해져 일반 수준의 이윤으로 수렴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삼전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초과이윤에 대한 논의는 가능하다는 얘기다.

경사노위 노사정 오찬간담회
(서울=연합뉴스) 20일 서울 광화문 인근 음식점에서 열린 노사정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2026.4.20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나아가 초과이윤 배분에 대한 논의는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및 경제 주체 간의 조화'를 강조한 헌법 제119조 제2항(경제민주화 조항)에도 부합한다. 문제는 초과이윤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기준을 어디까지 설정할 것이냐에 있다.

정부가 관여하는 문제에 대해 "자유시장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국가 개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헌법이 보장하는 사유재산권과 사적계약 자유의 원칙 등 시장경제 질서의 근본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입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빨갱이 정책'이라거나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공격은 논쟁 자체를 색깔론으로 환원하는 접근에 불과하며, 생산적인 공론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탈이념·실용 시대에 색깔론은 퇴행적 유산일 뿐이다.

기술혁신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삼전닉스처럼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익 창출 사례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속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기업의 초과이윤이 하청·협력업체와의 상생 유도 등 사회의 균형 발전에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3지방선거가 끝난 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공식 의제로 다루거나, 입법 절차를 통한 공론화가 바람직해 보인다. 헌법 공부를 통해 시대착오적 내란을 막아냈듯이, 경제적 소양을 바탕으로 공론의 장에서 합리적 해법을 도출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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