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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1.5조' 압구정5구역 품었다…'압구정 현대'에 기운 표심

2026.05.30 13:50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시공권 확보
201표 차이로 DL이앤씨 제쳐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이 DL이앤씨를 꺾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2020년 한남3구역 수주전 이후 6년 만의 맞대결이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압구정 2구역을 포함해 3구역과 5구역 모두 시공권 확보에 성공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이 참석 조합원 1128명 가운데 599표를 얻어 398표를 획득한 DL이앤씨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회에 참석한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깃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압구정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지은 기자


이날 현장에서는 총회 시작 전부터 두 건설사를 지지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일부 조합원은 DL이앤씨의 사업 조건을 높이 평가해 지지 의사를 표했다. 한 70대 조합원은 "이번 수주전은 사실상 현대건설의 브랜드와 실리 중심의 DL이앤씨 간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며 "추후 분담금과 사업성을 따져봤을 때 파격적인 조건을 들고 온 DL이앤씨를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40대 조합원 B씨 또한 "금융 조건이 우수한 DL이앤씨에 끌린다.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시공사를 뽑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압구정 일대에서 현대건설이 가지는 브랜드 상징성에 점수를 준 조합원도 있었다. 50대 조합원 C씨는 "현대건설은 전통적으로 주택사업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고 압구정 현대라는 브랜드 파워가 가지는 상징성이 매우 크기에 현대건설을 택했다"고 말했다. 70대 조합원 D씨 또한 "아파트는 내가 가진 전 재산이기에 최대한 자산가치를 올려줄 수 있는 시공사를 택해야 한다"며 "압구정 현대가 붙은 단지는 향후 집값이 무조건 오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압구정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도열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이날 각 사 임직원들은 오전부터 도열 행사를 열고 열 띤 홍보를 이어갔다.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압구정은 현대", DL 이앤씨 측은 "이주 1등 아크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조합원 표심잡기에 나섰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와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도 시공사 총회를 방문해 조합원들을 향해 강한 수주 의지를 전달했다.

"공기 10개월·금융비 절감" vs "압구정 현대 상징성 "

조합원들의 표심은 현대건설의 브랜드 파워에 기울었다. DL이앤씨가 금융비용 절감에 방점을 둔 파격적인 사업조건을 제시했지만, 조합원들의 표심은 압구정 현대가 가진 상징성에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단지명으로 내걸고 최고급 주거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갤러리아 백화점과 단지를 연결하고 입주민 전용 멤버십을 통해 갤러리아 VIP 라운지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단지 내 보행 동선을 연결하는 '더 커넥트 2400'과 순환형 커뮤니티 '더써클420'을 제안했다. 금융 조건으로는 조합이 제안하는 전체 사업비를 코픽스(COFIX·신잔액 기준)+0.49%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조달금리가 이를 초과하면 현대건설이 부담하게 하는 확정금리 조건을 제시했다. 추가 분담금은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납부를 유예하고 입주 때 금융권으로부터 금융 조달이 불가능하면 현대건설이 책임 조달하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단지명으로 '아크로 압구정'을 제안한 DL이앤씨는 공기단축과 파격적인 금융조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필수사업비와 사업촉진비 모두 코픽스 금리 신잔액 기준 가산금리 0%로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공기를 경쟁사보다 10개월 더 짧은 57개월로 단축해 금융비용을 총 1232억원, 가구당 약 1억원까지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압구정 최초 이주 개시,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50%, 분담금 최대 7년간 납부 유예 등을 제안했다. 상가 미분양 발생 시 시공사가 대물변제 방식으로 상가를 인수해 조합원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위)와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아래)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압구정5구역 재건축 시공서 선정 총회를 방문했다. 이지은 기자


한편 DL이앤씨는 이로써 올해 첫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향후 여의도와 목동 등 서울 주요 입지 시공권 수주가 남아있는 만큼 DL이앤씨로서는 이번 수주에서 승기를 잡고 사업 확장의 발판을 다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5구역 수주전 결과가 향후 압구정 1구역과 6구역을 비롯해 여의도와 목동 등 한강벨트 주요 재건축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패배에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압구정5구역은 1976년 준공된 한양1·2차 아파트 1232가구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한강변 입지와 우수한 학군을 갖춘 강남권 핵심 정비사업지로 꼽힌다. 재건축 후 최고 68층, 1397가구 규모의 초고층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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