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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만, 정글 숲을 뛰어서 가자 [타봤어요]

2026.05.30 09:01

타스만 X-Pro 모델 시승기
하늘 빼고 다 달리는 전천후 픽업트럭
오프로드·온로드 다 잡은 주행감·기술력
오프로드 주행을 마친 뒤 산 중턱에 잠시 세워둔 타스만 X-Pro. 진흙이 차체 곳곳에 튀어 지저분해 보였지만, 오히려 오프로드 특유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사진 박세진 기자]
[태안(충남)=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자갈밭을 빠른 속도로 내달린다. 바닥에 깔린 자갈이 차체 하부를 사정없이 때린다. ‘따다다다닥.’ 마치 총알이 철판을 두드리는 듯한 날카로운 파열음이 실내까지 밀려든다. 이상하게도 불안보다 희열이 먼저 치밀어 올랐다. 포장도로 위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소리였다. 지금 오프로드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물웅덩이도 정면으로 돌파한다.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자 거대한 물줄기가 보닛 위로 솟구치더니 앞유리창을 통째로 덮었다. 걱정은 없다. 손끝으로 와이퍼 레버를 한 번 밀어 올리자 거대한 고무날이 유리창을 훑고 지나간다. 물막이 걷히자 거친 흙길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을 제외한 모든 길을 지배하겠다는 듯, 타스만은 더욱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기자는 지난 5월 22~23일 충남 태안군 일대에서 타스만과 함께 ‘진짜 오프로드’를 경험했다. 이날 탑승한 모델은 타스만 X-프로(Pro)였다.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트림인 만큼 차를 아끼며 조심스럽게 몰 필요는 없었다. ▲자갈이 튀고 ▲물이 차체 곳곳을 적시고 ▲진흙이 사방으로 흩날려도 주저하지 않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봤다.

타스만 X-Pro 모델이 험로를 빠른 속도로 주파하고 있다.비가 온 뒤 자갈밭이라 도로상태가 미끄러웠지만 타스만은 전혀 미끌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앞으로 치고 나갔다. [영상 박세진 기자]
탄탄하고 똑똑한 갑옷

타스만의 첫인상은 믿음직스럽다. 거대한 외관에서부터 극한의 환경에서도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절로 생긴다. 실제로 가까이서 마주한 타스만은 훨씬 크고 단단했다. 전장 5410㎜·전폭 1930㎜·축거 3270㎜의 차체는 존재감부터 남달랐다. 특히 X-프로 모델은 전고가 1920㎜(루프랙 적용 기준)에 달한다. 웬만한 차 옆에선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전면부는 상남자다. 투박하다. 타스만 디자인을 두고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상과는 거리가 멀다. 높게 솟은 보닛과 두툼한 범퍼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기자의 눈에는 그 모습이 오히려 호감으로 다가왔다. 차의 성격을 잘 담아낸 전면부라 생각한다.

측면과 후면으로 돌아서면 픽업트럭의 성격은 더 분명해진다. 긴 보닛과 넓은 적재함, 높게 올라선 차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큰 휠하우스 ▲두툼한 타이어 ▲직선적으로 떨어지는 적재함 라인은 오프로드 감성을 한층 자극한다. 차체 곳곳에 튄 진흙은 타스만을 더 타스만답게 만들어줬다. 더럽혀지면 더럽혀질수록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차가 타스만이다.

실내는 똑똑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먼저 높은 시야가 눈에 들어온다. 차체가 큰 만큼 시야도 탁 트여 있어 자갈길과 물웅덩이, 경사로를 마주해도 부담이 덜했다. 조작부도 직관적이었다. 큼직한 디스플레이와 센터콘솔은 운전 중 필요한 기능을 찾기 쉽게 배치돼 있었다. 여기에 최신 기능들이 더해지면서 오프로드 환경에서도 필요한 순간마다 적재적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다만 모든 기능을 하루 만에 온전히 익히기는 쉽지 않았다. ▲X-TREK 모드 ▲락 모드·머드 모드 ▲2H·4H·4L 등 구동 모드 모니터 등 험로 주행을 돕는 기능이 다양하다 보니, 여러 상황에서 어떤 기능을 켜야 하는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타스만 X-프로 모델이 산속 진흙길을 헤쳐나가고 있다. [영상 박세진 기자]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재미

충남 태안군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는 타스만을 시험해볼 만한 구간들이 차례로 기다리고 있었다. 경사로와 자갈길, 모래, 수로까지 노면은 시시각각 바뀌었다. 각 코너를 통과할 때마다 타스만의 성격도 조금씩 달라졌다.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서로 다른 코스에서 타스만이 갖춘 첨단 기능을 두루 활용해봤다.

자갈길에서는 올-터레인 타이어가 노면을 꽉 잡는 감각이 살아났고, 수로에서는 큰 차체가 물살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경사로에서는 구동력과 차체 안정성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코스마다 차가 보여주는 얼굴이 달랐다. 산속을 달리기 전 일종의 준비운동인 셈인데, 타스만은 준비운동부터 이미 몸이 풀려 있었다.

본격적으로 산속을 달릴 땐 창문을 내렸다. 전날 비가 많이 온 탓에 바닥은 말 그대로 진흙 천국이었다. 흙길은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었다. 타이어가 진흙을 밟고 지나갈 때마다 ‘철퍽’ 하는 소리가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차체 옆으로는 나뭇가지가 스쳤다. 좁은 산길을 지날 때마다 가지가 문짝과 펜더를 긁고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주행 내내 진흙이 튀고, 나뭇가지가 차량 곳곳을 어루만졌다. 젖은 흙냄새와 기분 좋은 풀 냄새는 열린 창문 안으로 가득 들어왔다. 운전석에서 내려다본 산길은 분명 거칠었지만, 마음은 편했다. 산속에 들어서기 전, 타스만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이미 충분히 몸으로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위험한 코스임에도 타스만은 아주 안정적으로 길을 개척했다.

오프로드에서만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은 착각이다. 타스만은 흙길을 벗어나 포장도로에 올라선 뒤에도 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큰 차체와 육중한 무게를 감안해도 주행감은 예상보다 부드러웠다. 픽업트럭 특유의 거친 맛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주행감은 충분히 부드러웠다.

2열 공간도 인상적이었다. 우선 넉넉했다. 신장 182㎝ 기준으로도 무릎 공간과 머리 공간에 여유가 있었고, 시트 각도 역시 장거리 이동을 감당할 만했다. 가족과 주말 여행을 떠나는 장면도 어색하지 않았다.

타스만의 가격은 기본 모델 기준 3000만원대 후반부터 시작한다. ▲다이내믹 3750만원 ▲어드벤처 4110만원 ▲익스트림 4490만원으로 책정됐다.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X-Pro는 5240만원이다.

가격보다 먼저 현실적인 고민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전장 5m를 훌쩍 넘는 차체는 한국의 좁은 도로와 주차 환경에서 분명 부담스럽다. 타스만을 앞에 두고 선뜻 선택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다.

다만 가슴 한편에 모험을 품고 있는 운전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가격대에서 이만한 존재감과 오프로드 성능, 실용성을 갖춘 픽업트럭을 찾기는 쉽지 않다. 여전히 모험에 목마른 운전자에게 타스만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다.

본격적인 산악 오프로드 주행에 앞서, 기자가 타스만으로 다양한 주행 환경을 체험하는 모습. [영상 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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