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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꼬박 투자하느라 아무것도 못 해…“밥 먹을 돈도 없다”는 日 청년들, 무슨 일?

2026.05.30 10:45

일본, 클립아트코리아
“외식 줄이고 옷도 안 사고 아이돌 콘서트도 끊었어요.”

30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에 사는 3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2024년 8월부터 니사(NISA, Nippon Individual Savings Account)를 통해 매달 3만 엔(약 28만 원)씩 적립 투자를 시작하면서 삶이 크게 바뀌었다.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식·의류 등 생활 소비를 잇따라 줄인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A씨처럼 니사에 투자하느라 극도로 절약하는 삶을 사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신조어인 ‘니사 빈보(NISA貧乏·니사 푸어)’가 사회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니사는 주식·투자신탁 매각 차익과 배당금에 붙는 세금(약 20.3%)을 면제해주는 일본의 소액투자 비과세 계좌다. 영국의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를 본떠 2014년 도입됐다.

2024년 제도 개편으로 연간 투자 한도가 최대 360만 엔으로 확대됐고, 적립투자와 성장투자 한도를 병용할 수 있게 됐다. 비과세 운용 기간에도 제한이 없어 한 사람이 평생 최대 1800만 엔까지 비과세로 운용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이 제도를 대폭 키운 데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가계 자산이 예·적금에 과도하게 묶인 구조를 바꾸고, 저출산·고령화로 흔들리는 연금 체계를 보완해 국민이 스스로 노후를 대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기시다 정부의 ‘자산소득 배증 플랜’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현재 일본 국민 약 5명 중 1명이 가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첫해인 2024년 월평균 신규 가입 건수는 53만 건으로, 직전 연도 월평균 18만 건의 3배에 달했다. 대형 증권사 10곳의 니사 계좌 수는 2025년 11월 말 1786만 건으로, 2024년 1월 말 1355만 건 대비 30% 늘었다.

문제는 투자 열기가 일상 소비를 갉아먹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SMBC컨슈머파이낸스 조사에 따르면 일본 20대의 월평균 투자액은 2023년 2만3589엔에서 2025년 2만9678엔으로 6000엔 넘게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월 용돈은 3만7096엔에서 3만2159엔으로, 취미·여가 지출도 1만9027엔에서 1만6596엔으로 줄었다.

결국 국회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3월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국민민주당 다나카 겐 의원이 “20대는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도 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니사 푸어 현상을 지적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적립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며 “수입을 어떻게 쓸지도 금융 교육에 포함돼야 한다”고 답했다.

투자 문화 자체의 저변은 넓어지고 있다. 다이이치생명보험의 올해 ‘장래 희망 직업 조사’에서 처음으로 남자 고등학생 부문 10위 안에 투자자가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일본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이 현실화되는 신호로 평가했다.

한국도 비슷한 구조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운용하고 있지만 혜택 규모에서 차이가 크다. 한국 ISA의 연간 납입 한도는 2000만 원, 총 비과세 한도는 1억 원으로 일본(연간 약 3400만 원, 총 약 1억6900만 원)보다 작다.

의무 유지 기간 3년을 채워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3년 후 계좌를 갈아타는 것이 유리한 구조여서 해지율도 높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주식 장기 보유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마련을 지시하면서, ISA 비과세 한도 확대가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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