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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시진핑 방북설…북·중·러 反美 연대 주도하는 中

2026.05.30 08:00

[모종혁 중국 통신원 sisa@sisajournal.com]

북·중·러 연대로 북·중 동맹관계 복원해 국익 극대화 꾀하는 中
두만강 경유해 '동해 진출' 원하는 시진핑…'오랜 염원' 이루나


5월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다. 푸틴은 1박2일 동안 베이징에 머물면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푸틴의 방중은 25번째였고, 양국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9월 전승절 행사 이후 8개월 만이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박3일 방중 이후 불과 4일 후였기에 큰 주목을 받았다. 모두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찾았다. 중국이 두 정상을 어떻게 대접하고, 어떤 결과물을 낳느냐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대접 수준과 내용은 국영 CCTV의 종합채널이 매일 저녁 7시에 방송하는 신원롄보의 보도를 통해 알 수 있다. 신원롄보는 CCTV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의 방송사가 같은 시간에 의무 전송해 수많은 중국인이 시청한다. 톱뉴스로는 시진핑 주관 아래 열린 두 정상에 대한 환영의식을 전했다. 두 정상이 탄 차량은 통행이 완전히 통제된 톈안먼 앞 도로를 지났다. 시진핑은 인민대례당 앞에서 두 정상을 맞이했고 환영식을 진행했다. 이처럼 밖에서 환영식을 거행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오직 미국, 러시아, 인도 등 패권국가 정상이 국빈 방문했을 때 해주는 최고 예우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을 위한 환영식 내용은 똑같았다. 어린이들이 양국 국기를 흔들며 깡충깡충 뛰는 연출도 변함없었다. CCTV는 시진핑과 두 나라 정상의 회담 관련 보도를 4꼭지로 똑같이 맞추었다. 그러나 결과에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 정상회담 이후 시진핑은 트럼프와 함께 황제가 제사를 지냈던 톈탄으로 이동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힘썼다. 

ⓒChatGPT 생성이미지


북한 향한 제재에 '반대' 한목소리 낸 중·러

그에 반해 푸틴과는 바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제목부터 '세계 다극화와 새로운 국제관계 제창'으로 예사롭지 않았다. 첫 타깃은 미국이었다. 미국이 추진하는 차세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 '골든 돔'이 국제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은 지역 평화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 확대도 반대했다. 한국의 관심을 끈 것은 북한에 대한 입장이었다. 중·러는 북한에 대한 무력 압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 제재에 반대했다.

시진핑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세계는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의 해악이 심각하고 약육강식 정글의 법칙으로 다시 퇴보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러는 전후 국제 질서와 국제법 권위를 수호하고 글로벌 사우스를 결집해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개혁의 올바른 방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한다. 최근에는 식민지나 외세 침략의 경험을 공유하는 신흥국과 개도국이 단합해 서구 선진국에 대응하자는 의도로 사용된다.

시진핑과 푸틴은 협정 서명식도 주관했다. 양국은 경제, 무역, 과학기술 등 분야에서 40건의 협력 문서를 체결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시진핑이 트럼프를 물먹이기 위해 푸틴을 맞이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중·러 정상회담은 오래전부터 준비한 외교 행사였다.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관계' 수립 30주년과 '선린·우호·협력 조약' 체결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선린·우호·협력 조약'은 5년마다 연장하는데, 2021년 1차로 연장했다. 

트럼프 방중은 이란 전쟁으로 인해 3월말에서 5월 중순으로 연기됐다. 이런 해프닝은 이해할 수 있지만,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내세울 만한 결실이 없었다. 2017년 트럼프 방중 때와 달리 공동성명 없이 각자 짤막한 보도자료만 냈다. 체결한 협력 문서도 없다. 그렇다고 중·러 정상회담이 마냥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지난 수년 동안 양국이 줄다리기를 했던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을 비롯한 에너지 프로젝트는 합의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중국에 더 많은 천연가스와 석유를 공급하길 원했다.

시베리아의 힘-2는 러시아 시베리아 야말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길이 2600km 가스관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완공 이후 러시아는 연간 500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수출한다. 하지만 두 나라는 공급 가격을 비롯한 세부 사안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에도 러시아는 주요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지만, 공사 대금의 분담이나 공급가 등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양국은 북한과 함께 두만강을 통해 동해로 진출하는 3자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 "시진핑 곧 北 간다는 첩보"

이는 '전략적 협력의 지속적인 강화와 선린·우호·협력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담았다. 중·러가 '공동선언'과 '공동성명'에서 모두 북한을 이례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에 의한 압박과 제재를 반대하고 북한과 항행·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명시했다. 반미를 위한 북·중·러 삼각 연대를 문서로 담은 셈이다. 그렇다면 삼각 연대를 꾸리는 중국의 속내는 무엇일까? 회담 결과를 분석하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반미 전선의 체계를 공고히 하는 데 있다.

러시아는 유럽에서 보기 드문 대중 무역흑자국이다. 중국에 2021년 793억 달러를 수출해 118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2025년 1247억 달러를 수출해 214억 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수출 효자상품은 천연가스, 석유,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이다. 2021년 전체 수출에서 65%에 달했던 비중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74% 안팎으로 더 높아졌다. 문제는 유럽 내 다른 국가에 대한 판로가 막히면서 중국과 인도가 대안이 됐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국제 시세보다 훨씬 싼값에 판매한다.

양국 간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러시아는 철저히 약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베리아의 힘-2에 대한 줄다리기도 중국이 낮은 공급가를 요구하면서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은 중국의 오랜 염원이었다. 현재 두만강 하류는 북·러 접경지다. 중국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북한에 여러 지원을 제공했고, 나진항 이용권을 매입했다. 그러나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었던 러시아의 방해로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 러시아와의 공동성명으로 3자 진출 협의를 확인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무엇보다 글로벌 사우스를 결집해 미국의 패권을 막겠다며 중·러는 의기투합해 북한을 엄호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전승절 행사에 김정은이 참석한 이후 북한과 적극 밀착하고 있다. 4월에는 왕이 외교부장이 6년7개월 만에 방북하면서 시진핑도 가까운 시일에 북한을 방문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불거졌다. 게다가 최근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시진핑이 곧 북한에 간다는 첩보가 있다"고 밝혔다. 북·중·러 연대를 기회 삼아 북·중 동맹관계까지 복원하려는 중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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