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공짜 맥주 제공"…직원 모시기 나선 기업들 [한명현의 오피스로그]
2026.05.30 08:01
재택근무 확산에 출근 유도 경쟁
기업들 바·카페·라운지 늘려
“면접은 펍에서 봅니다.”
영국 소프트웨어 업체 루빅스는 지난해 사무실을 폐업한 컨트리클럽 건물로 옮겼다. 사무실 안에는 펍과 스쿼시 코트, 탁구장이 들어섰다. 면접자는 바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직원들은 퇴근 후 무료 맥주를 즐긴다.
사내 바 문화가 부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직원들의 대면근무를 유도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기업들은 사내 바와 라운지, 게임 공간 등을 잇달아 도입하며 사무실을 업무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루빅스의 창업자인 사미언 레이는 채용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같은 사무실 이전을 결정했다. 그는 “우수 개발자를 1년이라도 더 붙잡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라고 말했다.
한때 사내 바는 글로벌 기업의 대표적인 복지시설로 꼽혔다. 하지만 성희롱이나 차별 등 각종 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생산성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가 확산하면서 점차 자취를 감췄다.
분위기가 다시 바뀐 것은 펜데믹 이후다. 직원들이 재택근무에 익숙해지며 기업들은 사무실을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실제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의 조사에 따르면 출근 정책의 가장 큰 장애물은 ‘직원 저항’이었다.
기업들이 사내 바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한 이유다. FT는 “무알코올 음료 시작 확대도 이런 변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올해 런던 사무실에 직원 전용 바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격주 목요일마다 문을 여는 이 공간은 회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게임룸도 함께 마련했다. 크리스틴 오윙스 영국 법인 대표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더 작은 공간이 갖는 특유의 친밀감과 개방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에서는 JP모간체이스가 본사 빌딩에 55석 규모의 영국식 펍 ‘모건스’를 열었다. 직원들은 이곳에 주요 고객들을 초대해 식사하거나 회의를 진행한다. 좌석 예약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간은 영국 런던 캐너리워프에 건설 중인 신사옥에도 레스토랑과 테라스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부동산 업계도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사무실에 접객 시설을 확대하려는 건물주와 개발사가 늘고 있어서다.
이탈리아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에프티그룹은 올해 오피스 디자인 트렌드로 ‘워크스피탈리티(workspitality)’를 제시했다. 업무 공간(worklpalce)와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의 합친 단어로 사무실이 점점 고급 호텔을 닮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에프티그룹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집처럼 편안한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사무실 인테리어도 호텔 객실을 연상시키는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생산성을 중시하던 사무실은 이제 직원 간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셉션 공간은 바 의자와 조명을 갖춘 카페형 바로 바뀌고 있다. 간이 주방은 라운지 바 형태로 꾸며지고 있다.
CBRE도 최근 발간한 ‘2026 글로벌 오피스 활용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업무 공간이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무실이 더 이상 단순한 업무 수행 공간이 아니라 연결과 협업, 공동체 형성을 위한 장소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피스의 경쟁력 역시 입지나 규모보다 직원 경험에 달려 있다고 봤다. CBRE에 따르면 2021년 사무실 내 개인공간의 비중은 56%였지만 지난해 35%로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편의시설 비중은 10%에서 22%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다만 CBRE는 편의시설이 출근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대신 이미 출근한 직원의 만족도와 경험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탁구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